찰스 프리먼 미 상공회의소 선임부회장 세계경제硏 강연…"관세에도 반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 방향에 미국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찰스 프리먼 미국 상공회의소 선임부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및 대아시아 무역·경제 정책'을 주제로 강연하며 "무역과 안보 문제를 연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이든 디지털 무역이든 국가안보가 무역을 제약하는 하나의 핑계가 될 수 있게 된다"며 "안보 이유를 들었지만, 포퓰리즘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와 흑자를 선악 구도로 나눠보는 것도 지적했다.
프리먼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양분적인 시각에서 무역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거시경제학 원론 수업만 들어도 무역수지 흑자와 적자가 의미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떻게 통계를 집계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무역수지가 모든 것을 다 포착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주의 협정을 거부하고 양자주의 협정을 고집하는 현 기조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 상공회의소는 다자주의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다자주의가 없으면 훨씬 덜 안전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배경은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프리먼 부회장은 "중국 중앙정부가 철강 등 특정 산업을 지원하면서 해당 산업이 근본적인 경쟁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게 됐다"며 "이는 국제 무역에서 파괴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동맹국 경제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을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각국의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기업 간 핵심 이슈인 데이터 보호 문제에는 보호 보다는 활용에 방점을 뒀다.
프리먼 부회장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대자동차[005380]에서 미국 네브래스카 운전자 배기량을 집계하면 이를 개인정보 유출로 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아직 초기 단계인데 너무 일찌감치 (정보를) 지나치게 보호하면 손실보다 이득이 클 것"이라며 "데이터를 떼어놓고 기업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상공회의소는 과도한 보호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먼 부회장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對)중국 협상 책임을 맡았던 인물로,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미재계회의 의제 협의를 위해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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