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전기적 요인에 무게 실려…'전선 단락흔' 수사 분수령

입력 2018-04-11 11:14  

고성 산불 전기적 요인에 무게 실려…'전선 단락흔' 수사 분수령
경찰,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나오면 관련자 소환 조사할 방침


(고성=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난달 28일 축구장 56개 면적에 해당하는 40㏊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고성산불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불 발생 2주째를 지나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여 경찰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입산자 실화나 자연 발화 가능성보다는 전기적 요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산불 발생 초기 상황이 촬영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 채석장 인근을 최초 발화지로 추정하고 있다.
이 영상에는 채석장 인근 비포장도로 경사지와 4m 폭 개울 건너편 쪽에서 불이 나 번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블랙박스 영상이 촬영된 차량의 운전자는 채석장 쪽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하고 이를 확인하고자 화재 현장으로 접근하던 중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산불 최초 발화지로 향하는 도로 주변 CCTV 등을 확보해 분석했으나 발화 시간대에 다른 사람이 드나든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불이 난 시각이 새벽이고 등산로도 아닌 데다 평소에도 채석장 관계자 이외에는 거의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채석장 인근 비포장도로 옆에 깔린 전선의 단락흔(끊어진 흔적)에 주목했다.
지름 2∼3㎝ 전선은 전신주가 아닌 도로와 개울 사이 경사지 땅바닥에 깔린 채 250여m가량 가설됐다. 전선 피복은 군데군데 30∼60㎝ 길이로 녹아내린 흔적이 발견됐다.
지난달 29일 소방, 산림과학원 등과 합동 현장감식을 벌인 경찰은 끊어진 전선을 수거해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는 이번 산불 수사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과수는 전선의 단락으로 스파크가 튀어 난 불꽃이 강풍으로 번진 것인지, 다른 곳에서 난 불이 전선 피복을 녹여 단락이 발생한 것인지 등을 정밀분석 중이다.
국과수 분석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채석장 관계자를 불러 전선의 가설과 용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전선의 노후화 또는 불량 여부, 관리 주체 등 책임 소재도 따져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은 최초 발화지와 목격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고성산불은 원인 규명 가능성이 크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고성산불은 40㏊의 산림과 단독주택 등 16채의 건물이 소실됐다. 이로 인한 재산피해는 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종집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