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LNG 벙커링기지 어디에…입지 용역 6월 마무리

입력 2018-04-12 07:30  

부산신항 LNG 벙커링기지 어디에…입지 용역 6월 마무리
후보지 4곳 대상 장단점 등 분석…해수부 "충분한 공론화 거쳐 선정"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4년째 답보 상태인 부산신항 LNG(액화천연가스) 벙커링 기지 건설을 위한 입지 선정 작업의 윤곽이 6월까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진행하는 벙커링 기지 입지 선정 작업의 하나로 최근 부산신항 내 후보지 4곳을 대상으로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을 했다.


후보지는 호남도, 연도, 남컨테이너부두 배후부지, 해경정비창 예정 부지이다.
로이드선급이 진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후보지별로 벙커링 기지를 건설했을 때 안전성과 선박의 입출항에 지장을 주는 문제가 있는지를 살폈다.
해수부 관계자는 "로이드선급은 4월 말까지 시뮬레이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보고서에는 후보지별 장단점 등이 담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은 해수부가 지난해 청운대에 의뢰해 진행 중인 국내 주요 항만 LNG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용역 과정의 하나로 이뤄졌다.
청운대의 용역 결과는 6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를 토대로 부산항만공사, 터미널 운영사 등 항만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입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본격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하므로 언제까지 입지를 선정하고 기지 건설을 마무리하겠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입지 결정 후에도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기지를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 트럭으로 LNG를 수송해 육상에서 선박에 공급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벙커링선박으로 해상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신항 벙커링기지 건설 계획은 2015년 1월에 처음 공식화했으나 입지를 둘러싼 안정성 등 논란 때문에 지금까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시 해수부는 신항 입구 쪽에 있는 호남도에 6천억원을 투자해 벙커링기지를 짓겠다는 폴라리스쉬핑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항만업계의 반대에 부닥쳤다.


벙커링 기지는 항만 내 육상에 대 저장탱크와 접안시설을 갖추고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기반시설을 말한다.
항만업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신항 입구에 벙커링 기지가 들어서면 항만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선박 안전에도 위험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선박 운항에 관한 규정을 보면 모든 선박은 LGN 운반선을 추월할 수 없으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운항해야 한다.
부산신항이 위치한 진해만에서는 LNG선과 1㎞ 이상 떨어져야 해 컨테이너선들의 입출항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져 선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시성을 확보할 수 없어 항만 경쟁력이 약화하고, 거대한 LNG 저장탱크가 선박 조종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게 항만업계의 주장이다.
항운노조는 폭발사고가 나면 인접한 남컨테이너부두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호남도와 인접한 곳에 컨테이너 부두를 새로 짓는 민자사업자도 벙커링 기지가 들어서면 선석 3개 가운데 1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돼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며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해수부는 신항 내 다른 후보지들까지 포함해 입지를 다시 선정하기로 하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 배출가스에 대한 국제 규제가 2020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선사들의 LNG선 발주가 이어지는 등 머지않아 벙커링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드선급은 2025년 세계 LNG 벙커링 수요가 2천2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싱가포르, 일본, 중국, 네덜란드, 벨기에 등은 급속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큰 선박용 LNG 공급 시장을 선점하고자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부산항이 LNG 공급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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