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 재재·시리아 공격 검토에 "지정학적 고독 준비해야" 견해도
전문가 "고립 심화하고 서방에 더 공격적 태도 취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시리아 사태와 경제 제재 등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전쟁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현재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있다.
미국의 러시아 추가 경제 제재 여파로 전날 러시아 증시 RTS 지수는 11% 이상 급락했으며,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0.66루블로 2015년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부에서는 이미 침체한 경기가 더 후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최근 자국민에 화학무기 공격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군사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의 자세는 꼿꼿하다. 오히려 '신냉전 모드'를 강화하며 빗장을 더 강력히 걸고는 주변에 '포위된 요새'로서의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국내 정책 전문가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경제 제재와 시리아 사태 심화와 관련해 "이러한 모든 것들이 (러시아의) 포위된 요새의 논리를 굳히고 고립주의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은 쓰러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서방에 더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크렘린궁의 한 수석 보좌관은 최근 한 언론 기고에서 "한 세기 동안의 지정학적 고독을 준비해야 한다"며 "서방을 향한 서사시적인 여정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근 경제 제재나 시리아 문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핵융합 연구를 진행 중인 쿠르챠토프 연구소를 찾아가 러시아의 새 핵무기 개발을 위한 역할을 치하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메시지를 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에서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대응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 대중 자문위원회 소속 군사학자 이고르 코롯첸코는 "미국의 공격으로 시리아 내에서 러시아인이 희생되면 미 전투기나 항모에 대한 군사대응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만큼이나 위험한 일련의 사건들로 이어져 3차 세계대전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군이 충돌할 경우 핵확전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모든 것은 매우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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