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소득 정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데다 이마저도 온라인 쇼핑에 집중되면서 영국 중심가에 자리 잡은 상점 중 문을 닫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로컬 데이터 컴퍼니(Local Data Company)는 영국 전역 시내 중심가 500곳의 상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천855개 상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새로 문을 연 상점은 4천83개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1천772개 상점이 사라졌다.
최근 5년으로 기간을 확대하면 2만3천개 상점이 새로 문을 열었지만 2만8천곳이 폐쇄를 결정하면서 5천개가 감소했다.
이는 영국 중심가 상점 38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은 것과 같다.
지난해 매장 증감 여부를 부문별로 보면 패션·의류 매장이 총 314개 줄었고, 신발가게가 86개, 자선구호단체 매장 69개, 펍 및 여관 66개, 편의점 59개가 순감소했다.
반면 뷰티숍(30개), 카페(30개), 아이스크림 가게(27개) 등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중심가에서 문을 닫는 소매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실질소득 정체 등으로 경기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 소비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온라인쇼핑 활성화도 오프라인 상점 감소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들어 영국에서는 장난감 소매업체인 토이저러스(Toys R Us)와 가전 소매업체인 마플린(Maplin)이 온라인 쇼핑 확대 등 시대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영국 의류 브랜드인 '뉴 룩(New Look)'은 매장 60곳의 문을 닫았다.
일간 더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여러 브랜드가 매장을 폐쇄하거나 수익성 위기에 놓이면서 올해 소매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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