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의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의 무력충돌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에 이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14개월 만에 세 번째 NSC 보좌관으로 취임한 그는 초강경 대북 정책 등을 옹호하는 '강경 매파' 성향 때문에 취임 전부터 우려를 낳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턴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이 관계자들은 "볼턴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대비하라'는 옛 로마 격언을 신봉한다"며 "그는 중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중국해와 서해, 괌 등에 미군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검토해 대만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국 외교에서 강경 자세를 취하면서 미국은 지난달 미국과 대만의 고위 인사 교류를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발효했으며, 볼턴 보좌관이 오는 6월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의 초강경 입장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만약 볼턴의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북한부터 중국 문제까지 모두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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