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올랑드 전 대통령, 마크롱에 작심하고 쓴소리

입력 2018-04-12 00:23  

佛 올랑드 전 대통령, 마크롱에 작심하고 쓴소리
회고록 '권력의 교훈' 출간…"마크롱 집권 후 불평등 심화"
주간지 인터뷰서 대통령 권한집중과 저돌적 개혁추진에 우려 표명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경제장관으로 발탁해 대권 주자의 발판을 마련해 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아들' 격인 마크롱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마크롱이 집권한 이후 프랑스의 경제 불평등이 심화했고, 대통령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올랑드는 11일자(현지시간) 르누벨옵세르바퇴르 인터뷰에서 "대중들이 왕을 찾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군주가 목이 베인 나라에 자신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롱이 집권한 뒤 대통령으로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는 뜻으로, 프랑스 대혁명 당시 군주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마크롱은 작년 5월 취임한 뒤 줄곧 대통령으로 권한을 집중시키고 의회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마크롱은 상·하원 의원 정원을 30% 감축하고 의원의 3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정부 안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마크롱은 국가비상사태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하지 않는 상·하원 합동연설을 취임 두 달 뒤 베르사유 궁에서 했는데, 이런 일들 때문에 프랑스 일각에서는 마크롱이 절대군주처럼 행동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올랑드는 인터뷰에서 마크롱이 정치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국철 개혁 등 굵직한 과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내 경험상 (당사자들과) 협의와 협상을 하려고 할 때 개혁이 잘 풀렸다"면서 속도 조절을 권고했다.


또한, 그는 마크롱이 외교무대에서 지나친 자신감을 보이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모든 대통령은 그의 지성이 다른 강대국들과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푸틴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가장 미묘한 외교술도 힘의 균형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작년 대선에 출마했다면 마크롱을 누를 수도 있었지만, 표를 분산시킬 것을 우려해 출마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올랑드는 그러나 퇴임 당시 지지율이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최저였다.
올랑드는 최근 엘리제 궁에서 지낸 5년을 회고한 '권력의 교훈'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에서 그는 마크롱 대통령 집권 후 경제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은 집권 뒤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유세를 축소하는 등 사회당 정부였던 전 정부와 달리 감세 정책을 공격적으로 펴고 있다.
올랑드는 또한 자신이 발탁한 마크롱이 경제장관을 그만두고 대권 도전을 위해 신당을 창당했을 때의 배신감도 책에서 토로했다.
그는 "나는 정치적 경쟁을 언제나 허용했지만 그런 경쟁은 좀 더 솔직하고 정직하게 이뤄져야 한다. (마크롱은) 그런 케이스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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