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OB 포수 정재호, 공 잡지 않고 심판 맞혀 10경기 출장 정지
선수에게 공 던진 민병헌·임창용도 징계받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8년 전에도 포수가 의도를 가지고 투수의 공을 잡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KBO 상벌위원회가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1·두산 베어스)의 처벌을 논할 때 참고할 과거 사례다.
KBO는 12일 오전 11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에 대해 심의한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 7회말 바뀐 투수 곽빈의 연습투구 때 공을 잡지 않고 살짝 피했다. 화들짝 놀란 정종수 주심은 황급히 피해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자 벤치에서 지켜보던 김태형 두산 감독이 바로 양의지를 불러 야단을 쳤다. 사실상 양의지가 의도적으로 몸을 피해 심판을 맞히려 했다고 소속팀 감독이 판단한 것이다.
이 상황에 앞서 양의지는 7회초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결국, 논란에 휩싸인 양의지는 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프로야구에서는 28년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90년 8월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빙그레-OB 경기에서 당시 OB포수 정재호는 투수 김진규가 던진 초구를 잡지 않았다. 공은 박찬황 주심 마스크를 때렸다.
KBO는 곧바로 상벌위를 열어 정재호에게 10게임 출장 정지, 벌금 2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정재호가 고의로 공을 잡지 않아 주심을 맞힌 악질적인 행위'라는 게 당시 상벌위의 판단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포수(정재호)가 꾸준히 불만을 제기했고, 심판도 경고했다. 그러다 공을 일부러 놓치는 듯한 장면이 나왔고, 심판은 정재호를 퇴장 조처했다"고 전했다.
KBO 징계와 별도로 OB구단은 정재호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의 자체 징계를 했다.
프로야구에서는 양의지, 정재호와 같은 사건은 아니지만 상대 선수에게 공을 던졌다가 징계받은 일도 있다.
2016년 8월 27일 광주 두산-KIA전에서는 투수가 야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KIA 임창용은 2루 주자 오재원(두산)을 향해 위협적인 공을 던져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 2015년 5월 27일 마산구장에서는 두산과 NC 선수들이 대치한 상황에서 당시 두산 소속이던 민병헌이 NC 투수 에릭 해커 쪽으로 공을 던져 징계를 받았다. 당초 공을 던진 '범인'을 찾는 심판진에게 장민석이 손을 들어 "내가 했다"고 주장하며 퇴장당했으나 '진범'을 찾은 KBO 상벌위는 민병헌을 3경기 출장 정지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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