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파도, 자연·경제·문화 공존하는 '영감의 섬'으로

입력 2018-04-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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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파도, 자연·경제·문화 공존하는 '영감의 섬'으로
도-현대카드, 아름다운 섬 지원시설 개관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청보리의 섬' 제주 가파도가 자연과 경제, 문화가 공존하는 '영감(靈感)의 섬'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주도와 현대카드는 12일 가파도 마을강당에서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 프로젝트 지원시설' 개관식을 열어 새롭게 거듭난 가파도를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가파도가 처한 현실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섬을 바꾸자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시작했다.
0.84㎢의 작은 면적에 170여 명이 거주하는 가파도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도 외로 빠져나가 거주인구는 줄어드는 대신 청보리축제가 열리는 특정 시기에 섬을 찾는 탐방객들이 집중하면서 자연환경과 상권 등 고유한 생태계가 훼손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도와 현대카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경제, 문화가 공존하는 가파도만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랜 기간 가파도의 식생과 문화, 역사 등을 연구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굴했다.

새 건축물을 세우는 데 역점을 두기보다는 기존 건물을 최대한 활용했다. 신규 건축물을 만들 때는 가파도 특유의 나지막한 지형과 기존 가옥들을 존중하고 보호했다.
자립적인 경제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가파도에서 생산되는 농어업물 가공품의 개발과 판로를 확대했고, 여객선 매표소·숙박시설·스낵바 등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신설했다.
게다가 새롭게 탄생한 사업들을 마을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도록 했다. 가파도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지역에 다시 환원되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가파도에 문화적 색채를 가미했다.
국내외 예술가와 문학가, 인문학자 등이 거주하며 문화 활동을 하는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e, AiR)'를 신설했다.

'가파도 에어(Air)'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본관과 2개의 별관으로 구성돼 작가들의 개인 숙소와 작업공간·갤러리·테라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작가들은 독특한 가파도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서, 섬 전체에 새로운 활력과 문화의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파도마을협동조합 설립, 조례 전부 개정, 위탁 계약 등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주민 간 갈등도 있었으나 갈등관리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우리가 가진 자연 자원을 어떻게 아름답게 잘 보존하고 미래 가치를 키우느냐에 대한 고민을 통해 결국 이런 작품이 나온 것"이라며 "가파도는 많은 분에게 큰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그동안 진행된 일들이 다소 어색하고 마땅치 않게 여겼을 수도 있지만, 저희 진정성을 믿어준 주민들이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가파도의 이번 시도가 한국의 모든 지역에 전이되어서 많은 사람의 삶이 윤택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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