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 주춤하나…한은 "제조업재고 작년말부터 증가세"

입력 2018-04-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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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기 주춤하나…한은 "제조업재고 작년말부터 증가세"
자동차 재고, 부진 여파 그림자…반도체 재고는 수요 확대 대비용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작년 4분기부터 제조업재고가 늘어나며 제조업 경기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재고 확대는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것으로 걱정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만 자동차, 철강은 업황 부진에 따라 팔리지 않는 물건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의 12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제조업 재고(이하 계절조정·전년 동기 대비 기준)는 작년 2분기 0.1%, 3분기 2.9%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4분기 들어 8.6%로 증가율이 커졌다.
올해 1∼2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나 늘었다.
재고 증가는 흔히 경기가 나빠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업은 생산한 제품 중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고(출하) 일부는 창고에 쌓아둔다(재고).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 자동차가 주로 끌어올렸다.
올해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분의 절반이 반도체(35%)와 자동차(15%)가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IT 재고는 작년 4분기 18.1%, 올해 1∼2월 19.3% 증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IT 부문은 생산, 출하가 잘 이뤄지는 가운데 재고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IT 출하는 작년 4분기 4.0%, 올해 1∼2월 1.4%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IT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2∼3분기에 이어 작년 4분기에도 29.8%, 올해 1분기에도 19.2% 등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가동률도 작년 12월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재고는 수요 지속 등 양호한 업황을 고려할 때 의도된 재고 증가로 추정된다"며 "2월 말 기준으로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재고 증가율은 8.7%에서 5.6%로 3.1%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혔다.



반면 비IT 부문은 출하는 줄고 재고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IT 재고는 작년 4분기 7.1%, 올해 1∼2월 6.1% 증가율을 기록했다.
출하는 작년 4분기(-1.6%) 마이너스 전환해 올해 1∼2월 들어선 -3.2%로 감소 폭을 키웠다.
자동차 재고 증가는 국산 차 경쟁력 약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에 따른 업황 부진 여파로 풀이됐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3.1%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6.7% 감소를 지속 중이다.
일부 자동차 기업의 구조조정 추진으로 생산이 빠르게 회복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과 같은 1차 금속 역시 국내 건설 경기 약화, 자동차 판매 부진 등 여파로 재고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자동차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고 대미 수출 쿼터 적용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1차 금속 재고는 앞으로 늘어날 여지도 있다.
보고서는 "업황이 부진한 자동차의 경우 생산이 빠르게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며 "전자부품, 1차 금속 등 일부 업종도 향후 업황 부진에 따른 재고 확대, 생산 조정 등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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