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 신고의무 위반·정보공유 안 되고 숨기기 급급"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대전 유성구 구즉동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기름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기름탱크에서 누출된 기름이 방호벽을 넘어 하천으로 흘러들었지만, 공사 측은 행정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등 초동대처에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대전 유성구와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에 따르면 기름탱크에서 누출된 경유가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이날 오전 8시 20분께 마을 주민이 하천에 뜬 기름띠를 처음 발견해 공사에 신고했다.
방재작업이 더디다고 느낀 마을 주민은 오전 10시 30분께 재차 유성구청에 신고했다.
처음 신고를 받은 송유관공사는 유성구청에 기름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토양환경보존법에 따라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기름이 유출되면 해당 기관은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현장에 투입된 구청 직원들과 공사 직원들 굴착기를 동원해 하천을 막고, 흡착포와 모래 등으로 기름을 제거했다.
하천에 흘러든 기름은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가 관리하는 기름 저장탱크에서 유출된 것이다.
기름탱크 배관에서 누출된 기름이 방호벽을 넘어 하천까지 흘러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송유관공사 내부 시스템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름 유출 경위와 대책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피해 다니고, 본사에서 대응한다며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배관에 금이 가면서 기름이 유출됐고, 방호벽 밸브 미세한 틈으로 기름이 하천으로 유입됐다"며 "신고 접수 직후인 오전 8시 30분부터 방재작업에 나섰지만 구청에 바로 알리지 못한 건 맞다"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기름 유출 사고가 났지만 관련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송유관공사가 기름 유출 후 행정기관에 신고할 의무를 위반했는데, 이를 포함해서 행정·법적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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