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 5년 만에 '생지옥' 만들어 탈환…아사드 측근 "전 영토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수도 동쪽 요충지 동(東)구타가 1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시리아 친정부군에 완전히 장악됐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8년차 시리아 내전에서 또하나 중요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동구타 장악은 최대 격전지이자 2대 도시 알레포, 제3도시 홈스, 고대 도시 팔미라, 지중해 연안 라타키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굴 데이르에조르에서 승리와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마스쿠스 동쪽에 있는 동구타는 인구가 40만이나 되는 주요 반군 거점이었다.
특히 언제든 수도 다마스쿠스를 로켓포로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시리아정부에게는 목전에 겨눈 칼과 같았다.
이러한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시리아 친정부군은 2013년부타 동구타를 포위하고 반군 조직을 압박했다.
동구타 반군은 2013년 8월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공격을 겪고, 이후에도 수시로 벌어진 포격, 식량과 의약품 등 물자 부족을 버티며 저항했다.
3개 반군 조직이 각각 수천∼1만명에 이르는 전투요원을 거느리고, 점령지 안에 농지가 있었기에 장기간 항전이 가능했다.
또 알레포와 홈스에서 승리한 러시아·시리아군은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과 IS 점령지를 놓고 데이르에조르 일대에서 경쟁을 벌이는 동안 동구타는 군사작전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있기도 했다.
지난해 데이르에조르를 탈환한 시리아 친정부군은 동구타 압박에 나섰다.
올해 2월 중순부터는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군 작전을 전개, 동구타를 '생지옥'으로 만들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약 6주간 이어진 무차별 공세에 동구타 민간인 1천600명 이상이 숨졌다.
시리아 친정부군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동구타의 세 반군 조직 가운데 '파일라끄 알라흐만'과 '아흐라르 알샴'이 지난달 말 먼저 퇴각에 합의했다.
최대 규모인 '자이시 알이슬람'은 철수에 거부했으나 거점 두마에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벌어져 40∼100명이 숨진 직후 결국 무릎을 꿇었다.
자이시 알이슬람 고위 인사는 야셰르 달완은 AFP통신에 "우리가 퇴각에 합의하도록 몰아넣은 것은 물론 화학공격"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리아에 남은 반군 지역은 북서부 이들리브주(州)와 북부 알레포주(州) 일부, 요남부 요르단 인접 지역 정도다.
이들리브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 이 조직은 러시아 주도의 긴장완화지대 휴전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리브에는 터키군이 휴전 감시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러시아·시리아의 군사작전이 이곳에서 전개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대신 시리아 친정부군은 다마스쿠스 남부에 남은 IS 점령지로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사드 대통령 고위 보좌관 부타이나 샤반은 레바논 방송 알마야딘과 한 인터뷰에서 "동구타에서 승리는 결정적 지점"이라면서 "전세계를 향해 시리아군과 동맹이 시리아 영토의 구석구석을 모두 해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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