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잠실서 챔피언결정 4차전, 시리즈 분수령 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서울 SK가 안방에서 대반격을 이뤄낼 수 있을까.
프로농구 SK는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3차전 원주 DB와 홈 경기에서 한때 20점 차로 끌려갔으나 결국 연장 접전 끝에 101-99로 승리했다.
이날 졌더라면 SK는 3패가 되면서 사실상 '백기 투항'만 남겨놓게 될 판이었다.
1997년 시작된 프로농구 역사상 3패를 먼저 당한 뒤에 4승으로 승부를 뒤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1, 2차전을 내주고도 우승한 사례는 20년 전인 1997-1998시즌 대전 현대(현 전주 KCC)가 한 차례 만들어낸 적이 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도 SK로서는 작은 희망이나마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SK는 정규리그에서 DB에 충격적인 28점 차 역전패를 당한 아픔도 씻어냈다는 점에서 한층 자신감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지난해 12월 정규리그 3라운드 DB와 홈 경기에서 역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94-95로 분패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SK가 전반까지 54-28로 앞서는 등 최대 28점 차까지 앞서는 일방적인 내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28점을 퍼부은 두경민과 4쿼터와 연장에서 13점을 몰아친 디온테 버튼을 앞세운 DB의 뒷심에 경기가 뒤집혔다.
당시의 아픈 기억을 품고 있던 SK는 12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20점 차를 뒤집으며 DB에 설욕했다.
프로농구 사상 챔피언결정전에서 20점 차 이상 역전 드라마가 펼쳐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2-2003시즌 원주 TG(현 원주 DB)가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과 6차전에서 3-26으로 초반 23점 차로 끌려가던 것을 뒤집은 것이 처음이었고, 2004-2005시즌에는 KCC가 TG삼보를 상대로 2쿼터 25-52의 열세를 극복해낸 것이 두 번째 사례였다.
일단 올해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는 SK가 힘겹게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분위기로 볼 수 있다.
특히 4쿼터와 연장에 SK는 지역 방어를 선보이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고, 여기에서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이라는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냈다.
4쿼터와 연장에서 나온 속공은 SK가 5개, DB는 하나도 없었다.
DB로서는 1, 2차전에서 38점과 39점을 퍼부은 버튼이 이날도 25점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으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버튼이 1, 2차전과 같이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도 경기에서는 3점, 5점 차 신승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버튼의 '원맨쇼'에 기대야 하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경기 후반을 책임지게 된 양 팀의 간판선수 김선형(SK)과 김주성(DB)이 고비 때 얼마나 활약하는지도 4차전 이후 승패를 가를 변수다.
이상윤 상명대 감독 겸 IB스포츠 해설위원은 "2승 1패로 앞서 있는 DB가 유리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체력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DB로서도 4차전 승패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성(39), 윤호영(34) 등의 체력 부담에 버튼 역시 3차전에서 SK의 장신 선수 제임스 메이스를 막느라 체력 소모가 컸다는 것이다.
이상윤 위원은 "SK 역시 테리코 화이트가 애런 헤인즈와 출전 시간을 나눠 뛰던 정규리그에 비해 출전 시간이 늘어나며 경기 막판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5차전 이후 장기전으로 가게 되면 두 팀 모두 체력 변수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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