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에서 35%로 줄어…한진해운 공백 메우지 못한 탓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지난해 4월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이후 1년간 부산항에서 외국 선사들이 차지하는 물동량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현대상선이 큰 폭으로 물량을 늘렸지만 파산한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국적 선사의 위상은 많이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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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항만공사가 해운동맹 재편 전후 1년간의 물동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항의 전체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2천68만5천여 개로 집계됐다.
직전 1년간의 1천944만5천여 개와 비교해 6.4% 늘었다.
외국 선사가 처리한 물량은 1천230만3천여 개에서 1천347만7천여 개로 9.5%나 늘어났지만 국적 선사 물량은 714만2천여 개에서 720만7천여 개로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부산항 전체 물량에서 외국 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63%에서 65%로 높아졌다.
반대로 국적 선사 비중의 37%에서 35%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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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물동량의 10%가량을 차지했던 한진해운의 공백을 나머지 국적 선사들이 메우지 못한 게 직접적인 이유이다.
2016년 9월 1일 법정관리에 들어가 이듬해 파산한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처리한 물량은 2015년 181만2천여 개, 2014년 184만7천여 개였다.
현대상선은 2015년 116만3천여 개, 2014년 138만1천여 개였다.
해운동맹 재편 후 1년간 현대상선 물량은 182만5천여 개로 직전 1년간(121만5천여 개)보다 50.2%나 늘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처리했던 연간 180만 개 가운데 42만여 개를 흡수하는 데 그쳤다.
신생 국적 선사 SM상선의 물량을 고려하더라도 100만 개 이상이 외국 선사에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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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해운동맹의 재편 전후 물동량 변화를 보면 2M+현대상선이 17.7%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고 디얼라이언스가 15.2%로 뒤를 이었다.
오션은 2.5%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M은 세계 1위 머스크라인과 2위 MSC가 손잡은 동맹이다. 현대상선은 2M에 가입하지는 못했지만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디얼라이언스에는 독일의 하파그로이드(+UAE)를 중심으로 대만의 양밍, 일본의 MOL·K라인·NYK가 속했다.
오션은 프랑스의 CMA CGM(+APL), 중국의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로 이뤄진 동맹이다.
해운동맹 재편 후 1년간 물동량을 선사별로 보면 머스크가 240만9천여 개로 가장 많았다.
CMA CGM(+APL) 195만9천여 개, 현대상선 182만5천여 개, MSC 170만7천여 개, 하파그로이드(+UAE) 146만4천여 개, MOL 88만7천여 개, NYK 79만5천여 개, 코스코 50만3천여 개, 양밍 45만8천여 개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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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 전 1년간과 비교하면 현대상선의 증가율이 50.2%로 가장 높았다.
코스코 33.4%, K라인 31.8%, 양밍 29.7%, 에버그린 24.2%, MSC 18.6% 등으로 뒤를 이었다.
증가율이 높은 선사들이 그만큼 한진해운 파산의 반사이익을 많이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파산 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부산항에서 차지한 비중은 2013년 18.4%에 달했다. 2016년 상반기에는 이보다 줄긴 했지만 14.4%였다.
한진해운이 사라진 상태에서 재편된 새로운 해운동맹 체제에서 현대상선의 비중은 8.8%에 그쳤다.
국적 선사의 비중을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최소 6%포인트 정도는 높여야 한다.
대형 외국 선사들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덩치를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다.
항만업계는 "현대상선 등 국적 외항선사들이 선복을 대거 확충하고 근해 국적 선사들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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