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 결함 여부 합동 감식…조종사 사인은 외상성 심장 손상 추정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13명의 사상자를 낸 열기구는 지상과 세 차례 충돌 후 15m 이상 공중으로 부양했다가 최종적으로 발견된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사고가 난 열기구에서 GPS와 영상 기록 장비를 수거, 분석한 결과 사고 열기구는 총 180m 이상 거리에서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열기구는 삼나무 방풍림에 걸린 후 탈출한 뒤 착륙을 시도하다가 급강하, 지상과 처음으로 강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탑승자 등이 밖으로 튕겨 나왔다.
이후 공이 튕기듯 지상과 두 차례 충돌했고 다른 탑승자들도 열기구 바스켓에서 튕겨 나왔다.
그런데도 열기구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공중으로 부상했다.
이후 인근 높이 10m가 넘는 삼나무 방풍림을 넘어서 보다 남쪽에 있는 방풍림 인근 발견 지점에 낙하했다.
경찰은 최종적으로 바스켓에 혼자 남았던 조종사가 열기구가 다시 부양하도록 한 것인지, 아니면 바람에 의해 조종 능력이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사고 현장인 서귀포시 남원읍 물영아리 오름 인근에서는 경찰 과학수사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15명이 현장 감식도 진행됐다.
경찰 등은 열기구 장비 내 결함과 사고 당시 풍속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감식 결과는 20여일 뒤 나올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숨진 조종사 김종국(55) 씨에 대한 검안에서는 열기구가 지상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충격에 머리·얼굴·등이 쓸리고 안면부가 찢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적 사인은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외상성 심장 손상으로 추정했다.
사고 열기구는 12일 오전 7시 40분께 탑승객 12명과 조종사 등 총 13명이 탑승해 조천읍 와산리생활체육관을 이륙했다. 이후 사고 지점인 남원읍 물영아리 오름까지 20여분간 비행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고사리 채취객이 당일 오전 8시 11분께 추락한 열기구를 발견, 119 등에 신고했다.
조종사는 숨졌으며 탑승자 12명은 부상했다.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