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상회담 부정말아야"…홍 대표 "과거잘못 반복안돼"(종합)

입력 2018-04-13 18:28   수정 2018-04-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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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상회담 부정말아야"…홍 대표 "과거잘못 반복안돼"(종합)

靑서 80분간 단독회동…문 대통령 "野 건전한 조언 바람직" 초당협력 당부
洪 "대화 자체 반대 하지 않아"…국내현안 제기에 문 대통령 주로 경청
'김기식 사퇴'·'대통령 개헌안 철회' 洪 요구에 문 대통령 대답없이 듣기만
문 대통령, 선거중립 요구에 "당연"…여야정협의체·추경안 처리 당부
"문 대통령이 어제 회동 추진 지시"…"삭막은 아니지만 화기애애도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남북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나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20분 동안 청와대에서 진행된 홍 대표와의 첫 단독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했다.
이에 홍 대표는 "대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국가 운명을 좌우할 기회인 만큼 과거 잘못이 되풀이돼서는 안 되며 회담이 진행되다가 폐기된 과거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는 과거 실패한 사례들이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를 굉장히 많이 하면서 북한의 위장전술을 의심하면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우려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는 안심해도 된다"며 "지금 진행되는 것은 남북만의 협상이 아닌 북미협상도 있고, 남북·북미가 의견을 모으고 있어서 과거보다 실패할 가능성은 덜하니 초당적으로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일괄타결 방식인 '리비아식 북핵 해법'을 제기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사드나 자유무역협정 등의 문제 때문에 신뢰관계가 없어진 것 아니냐. 한미관계가 걱정스럽다"는 취지로 말하자 "한미관계는 이상이 없고 미국과 평창에서 공조가 긴밀히 이뤄졌고 모든 사항이 미국과의 협조·협력 하에 이뤄지고 있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홍 대표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답변 없이 경청만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 철회를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중립을 요구한 홍 대표의 언급에 "선거 중립은 당연하고 선거를 겨냥해 일부러 다닐 계획도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며 "청와대에서 열리는 협의체에는 소수정당도 참여하고, 정당에서 할 경우에는 교섭단체로 구성하더라도 이를 활성화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대표는 "분위기와 여건이 맞는지 지켜보자"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문 대통령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을 교체하라는 홍 대표의 요구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으며,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게 무슨 소리죠'라는 표정으로 깜짝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추경예산안이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홍 대표는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석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대화는 남북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현안에 집중했으며 홍 대표가 제기한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주로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 성사 배경과 관련, 문 대통령은 전날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회의를 끝낸 뒤 "남북관계는 초당적이자 국가의 중차대한 문제여서 야당 대표에게도 설명하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며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회동 추진을 지시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말했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삭막하지는 않았다"면서 "화기애애까지는 아니어도 서로 북핵·남북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었지만 홍 대표도 강하게 주장했고 문 대통령도 대통령 생각을 주장했다.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대통령도 충분히 말했고, 국내현안에 대해서는 홍 대표가 주로 말했고 대통령은 경청만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을 사전 공지 없이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우리가 비공개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북미 현안 대화가 70% 이상이었다"고 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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