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에 "야", "걔"…남성 우월 직장문화가 성폭력 부른다

입력 2018-04-15 07:10  

여직원에 "야", "걔"…남성 우월 직장문화가 성폭력 부른다
상습 성폭력 발생 영월의료원, 부적절 호칭·유흥 회식문화 만연
전문가들 "성폭력 근절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


(영월=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남성 상사들이 여직원을 상습 성추행·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난 강원 영월의료원에는 남성 우월적인 직장문화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남성 우월적인 직장문화가 성폭력 발생 위험을 높여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영월의료원 내 성희롱에 관한 강원도 인권보호관의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들이 있는 부서에서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부적절했음은 물론 회식문화 역시 적절하지 못했다.
문제가 된 부서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 동급자 사이 호칭이 '∼야', '걔', '∼형' 등 동료로서 호칭보다는 사적 관계에서나 사용하는 호칭을 썼다.
자연스레 나이가 많고, 근속 연수가 오래된 남성들 중심으로 나이가 어린 여성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반말을 했다.
반면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부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최근 의료원 성폭력 실태를 폭로한 김모(30·여)씨는 "여성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게 완전히 타락된 사회였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이 일어난 부서에서는 회식 후 2차로 노래방 등 유흥이 낀 회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반면 다른 부서는 저녁 식사 후 2차로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 등 문제가 될만한 성폭력이 없었다.

성폭력 조사에 나선 인권보호관은 의료원 직원들로부터 참고인 진술을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의료원에 임직원 간 상호 존중하는 호칭 대안을 마련해 전체에게 공지하고, 잘 준수되는지를 관리·감독하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폭력이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남성 우월적인 문화를 꼽는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연구나 통계는 없으나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기업·기관들이 남성 중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며 "성폭력에 대한 문제 인식이 낮아 성폭력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연구들을 보면 구성원들이 성 불평등·성차별에 대한 민감함과 감수성을 갖고 있을수록 성폭력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류혜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대외홍보팀장도 "남성 우월 직장문화 속에 성희롱이 마치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일상적인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의사소통에 대한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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