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장악 앞두고 동구타 대탈출…"이달만 17만명 피란"

입력 2018-04-13 20:57  

시리아군 장악 앞두고 동구타 대탈출…"이달만 17만명 피란"
러시아정부 집계…"화학무기금지기구 도착 전 철수 종료 예상"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군 진주를 앞두고 수도 동쪽 반군 거점에서 도망한 인원이 2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 구역에서 이달 들어 반군 조직원과 가족 1만7천12명이 도시를 떠났다고 13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러시아정부는 시리아군이 두마를 장악, 반군 거점 동(東)구타 일대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3일 0시 이후에만 버스 85대가 동구타에서 반군 조직원과 가족 4천명을 시리아 북부로 실어날랐다고 보고했다.



동구타는 수도 다마스쿠스 내부로 직접 로켓포 공격이 가능한 요충지로, 반군은 내전이 시작된 이듬해인 2012년 이 일대를 점령했다.
시리아 친정부군은 수도를 위협할 수 있는 동구타를 2013년부터 포위하며 고사작전을 폈다.
반군은 물자 부족을 겪으면서도 장기간 포위를 버텼으나 2월 중순 시작된 친정부군의 무차별 공세에 지난달 말 2개 조직이 먼저 무릎을 꿇었다.
약 6주간 인구 40만명의 터전인 동구타는 '생지옥'으로 변했고, 주민 1천6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터전을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두마의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도 7일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벌어진 후 몇 시간만에 퇴각에 합의했다.
러시아정부는 하루 단위로 운영한 '인도주의 휴전'을 통해 동구타에서 철수한 인원이 이달에만 17만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피란한 인원까지 합치면 주민 반 이상이 동구타를 벗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동구타 반군 조직과 가족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또는 북부 알밥과 자라불루스 등으로 이동했다.
이들리브는 알카에다 연계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등 반군 조직이 관할하는 지역이다.
알밥과 자라불루스 일대는 2016년 터키군이 장악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두마 주민 철수가 일사천리로 진행, 이날 안으로 모두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에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두마에서 화학공격 의혹에 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단체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OPCW가 두마에 도착하기 전에 철수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은 시리아 친정부군이 두마를 장악했기 때문에 OPCW가 피해 증언이나 증거를 취합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는 시각을 전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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