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맹국이지만 미국 무력 사용에는 부정적 태도
"시리아, 강대국 팔씨름 경기장 아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와 협력하는 터키가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드러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 앞에서 "최근 전개를 보면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듯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 긴장이 누그러진 것으로 보이는 '최근 전개'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러시아 정상 모두와 전화 통화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 것을 거론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모든 논의에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옳지 않으며, 시리아 사태가 평화 정착으로 마무리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취재진에 소개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고, 시리아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하면서도 화학공격 의혹이 불거진 이래 미국의 무력 사용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시리아 사태 타결을 주도하고 시리아에서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자 러시아·이란과 손잡았기 때문이다.
시리아 수도 인근 반군 지역에서 화학공격 의혹이 제기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를 향해 무력 응징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시리아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이튿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가 강대국의 '팔씨름 경기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진정을 촉구했다.
이날 그는 재래식 무기로 인한 인명피해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터키는 러시아와 국제동맹군, 특히 미국이 이번 문제와 관련해 세심함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말해 화학공격에 몰린 관심을 분산하려 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에서 대테러전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쿠르드 민병대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당분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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