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서 멀티골 작렬…사상 첫 월드컵 본선 출전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이민아(27·고베 아이낙)는 실력이 외모에 가린 대표적인 선수다.
그는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춘 대표팀 간판 미드필더지만, 실력보다는 예쁘장한 외모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경기 모습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이 더 화제를 모았고, 이민아의 이름 앞엔 언제나 '얼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민아로선 속상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인정받고 싶었다.
최근 일본 언론은 한술 더 떴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일본과 경기를 앞두고 이민아를 '한국의 비너스'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민아는 13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베트남과 경기에서 이러한 주변의 인식을 말끔하게 해소했다.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온 세상에 알렸다.
환상적인 경기력이었다. 그는 2-0으로 앞선 후반 5분 두고두고 회자할 만한 슈퍼 골을 작렬했다.
상대 팀 골키퍼가 전진 수비를 펼쳐 공을 걷어낸 상황이었는데, 이민아는 재빠르게 움직여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려 상대 골키퍼의 키를 넘겼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민아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28분엔 임선주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침착하게 쇄도해 추가 골을 터뜨렸다.
한국 대표팀은 이민아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베트남을 4-0으로 대파했다.
이제 이민아는 눈은 17일에 열리는 필리핀과 경기에 맞춰져 있다.
한국 대표팀이 필리핀을 꺾으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2회 연속 진출 금자탑을 쌓는다.
사실 이민아는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 발탁되지 못해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다.
그는 4년 만에 돌아온 기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아낌없이 쏟아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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