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크게이트' 리비 사면…뮬러 특검에 모종의 메시지?

입력 2018-04-14 06:39  

트럼프 '리크게이트' 리비 사면…뮬러 특검에 모종의 메시지?
콘웨이 "리비는 특검 수사의 희생자"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년 발생한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사건, 이른바 '리크(leak) 게이트'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루이스 리비 전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을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나는 리비를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그가 부당하게 대우받았다고 들었다"며 "이번 완전 사면이 그의 삶에서 슬픈 부분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리비는 신뢰할만한 무죄 입증 자료를 제출한 후 변호사 자격을 되찾았으며, 핵심 증인도 2015년 진술을 철회했다"고 사면 배경을 설명했다.
리크게이트는 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이유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자, 이라크 대사를 지낸 조지프 윌슨이 "전혀 근거가 없는 부당한 전쟁"이라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은 "윌슨의 주장은 부시 정부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했는데, 윌슨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이 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폭로해 논란을 일으켰다.
추후 특검 수사를 거쳐 부통령 비서실장인 리비 등이 CIA 비밀요원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실세 부통령'이던 체니와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이 동반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네오콘인 리비는 2007년 3월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대법원에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그해 7월 부분감형을 해줬지만, 끊임없이 사면을 요구한 체니 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말 무렵에는 리비를 사면해주지 않았다고 체니 부통령이 격렬하게 화를 냈다"고 회고했다.
한편 리비 사면을 둘러싸고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 중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증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모종의 '메시지'를 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런 관측을 부인하면서도 "많은 사람은 리비를 미친 듯 날뛴 특검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해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불만을 수차례 터뜨린 바 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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