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추천부터 보험금 청구까지…블록체인 일상으로 온다

입력 2018-04-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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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추천부터 보험금 청구까지…블록체인 일상으로 온다
정보 제공하면 가상화폐 지급…본인인증 간소화
실생활 결제에도 도입…"데이터 처리 속도 올리고 서비스 안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 SNS(소셜미디어)에 단골 맛집을 소개하자 추천 수와 함께 가상화폐가 적립됐다. 전력 효율이 높은 냉장고를 사자 역시 가상화폐가 계좌에 쌓였다. 적립한 가상화폐로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샀다. 교통사고 보험금을 청구할 때도 증빙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병원에 신청한 뒤 스마트폰으로 본인인증을 하자 '보험금 청구가 완료됐다'는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앞서 나열한 사례는 블록체인을 통해 국내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거나 가까운 미래에 가능한 서비스들이다.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 본인인증 절차를 간소화해 이용자 편의를 향상한 점이 특징이다.

◇ 이용자 보상 시스템으로 양질의 정보 선별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등장한 서비스들은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보상 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디지털 공공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데이터를 분산·저장해 다른 참여자와 공유하는 기술이다. 거래 참여자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로 가상화폐가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4월 등장한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소셜미디어 '스팀잇(steemit)'은 이용자가 맛집, 책 등 다양한 정보 글을 올리면 다른 이용자의 추천(업보팅) 수에 비례해 가상화폐 스팀을 지급한다. 글을 추천하거나 공유한 이용자에게도 스팀이 제공된다. 스팀은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일단 올라온 글은 일주일이 지나면 변경이나 수정이 불가능하다. 허위 글을 올렸다면 평생 기록이 남는 셈이다.
작년 여름에는 스팀잇에 올라온 국내 맛집 정보를 모은 사이트 '먹스팀(Muksteem)'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허위·광고성 맛집 정보를 없애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게 먹스팀의 목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의료정보 커뮤니티를 개발 중이다.
기존에는 질환과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정보 수요자가 공급자보다 많아 활성화하기 힘들었지만, 휴먼스케이프는 의료진과 환자 등 정보 제공자에게 가상화폐와 교환이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에너지 스타트업 에너지마인은 상반기 에너지를 절약한 대가로 가상화폐를 주는 서비스를 영국과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액토즈소프트 등 게임업계도 가상화폐로 이용자에게 보상하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 증빙 서류 없는 원스톱 본인인증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정보가 분산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어렵다. 게다가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기에 즉각적인 대조가 가능하다. 증빙 서류 없는 본인인증이 가능한 이유다.
교보생명은 작년 말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용자는 각종 서류를 보험사에 내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 고객과 보험사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증빙 서류를 낼 필요가 없다.



엑스블록시스템즈(구 써트온)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의료증명서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쿠폰 발급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부정 사용이나 도용의 우려를 없앴다는 설명이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도 등장했다.
작년 11월 강남 고속터미널 '고투몰'은 비트코인을 이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620여개 입점 상가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나 비트코인 가격 폭락으로 실제 이용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도 등장했다. 체인파트너스가 지난 1월 선보인 이 서비스는 현재 제휴사가 300곳을 넘어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일이 가능할 전망이다.
배달의민족, 식신 등이 참여하는 한국푸드테크협회는 가상화폐로 음식을 결제하고, 앱에서 음식 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결제에 적용 시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가 어렵고, 가격이 시세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지는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IT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에 많이 접목되고 있지만 아직은 B2C(소비자) 시장보다는 물류, 금융, 문서관리 등 기업용(B2B) 시장에서 더 관심이 많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더욱 확대되려면 데이터 처리 속도를 올리고, 서비스를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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