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개입 역사…오바마 레드라인부터 트럼프 공습까지

입력 2018-04-14 13:47   수정 2018-04-14 16:30

美 시리아 개입 역사…오바마 레드라인부터 트럼프 공습까지

2013년 오바마의 행동 역설 당시 트럼프는 '의회승인 받아라' 트윗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밤(현지시간)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 공격으로 정밀타격을 명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마스쿠스 교외에서 지난 7일 화학무기 사용으로 의심되는 공격이 자행되고 나서 6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된 타깃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미 공영라디오 방송 NPR은 이날 공습 직후 '미국의 시리아 개입 역사와 배경'이라는 분석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부터 미국이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해온 과정을 되짚어봤다.
시리아 사태의 시작은 통상 2011년 3월로 잡지만, 미국이 시리아 내부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이듬해인 2012년부터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의한 화학무기 사용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른바 '레드라인'(한계선) 언급이었다.
2013년 8월 시리아 동구타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났고 수백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참혹한 현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가 시리아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던 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대응해 "행동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하지만 그는 의회가 군사행동을 승인해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오바마의 '레드라인' 선언과 행동을 주창한 연설에도 의회는 쉽사리 응답하지 않았다.
시간이 몇 개월 지나면서 의회의 지지는 흐지부지됐다. 미국 내에서는 굳이 시리아에 직접 개입해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강하게 일었다.
당시에도 트윗광이던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행동에 사실상 반대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시리아를 공격하기 전에 의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시리아를 공습하면 많은 부채와 장기적인 분쟁 외에 얻을 게 무엇이냐. 오바마는 의회 승인을 필요로 한다"는 트윗을 올린 적이 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4년 전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 가능성에 강력하게 반대하던 입장을 180도 바꿔 기습적으로 시리아 응징을 감행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는 대신 러시아가 화학무기 재고 제거 작업을 주도하도록 하고 이를 지원했다. 그때 약 1천300t의 화학무기를 제거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염소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다. 염소는 수처리에도 쓰이고 다른 산업용도도 있었기 때문에 빠졌다. 그렇게 폐기되지 않은 염소는 다시 화학무기 원료로 사용됐고 이번 공격에도 쓰였다는 의혹이 짙다.
세월이 흘러 지난해 4월 집권 초기의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중부 샤이라트 공군기지에 공습을 명령했다. 당시 미군은 59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활주로와 격납고가 주요 타격 목표물이었다.
시리아 관리들에 의하면 당시 타격으로 시리아 군인 몇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시리아 군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독립 감시기구들은 시리아 공군이 미군의 공습 이후 몇 시간 만에 전투기를 발진시켰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정밀타격이 화학무기 응징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달성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하룻밤의 공습은 분명하고 포괄적인 시리아 전략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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