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미세먼지, 아이 아토피 부른다…해결책은 '녹지'

입력 2018-04-1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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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 미세먼지, 아이 아토피 부른다…해결책은 '녹지'
이대의대, 산모 659명 분석결과…임신초 노출 10㎍ 늘면 아토피 위험 22%↑"
집 200m 이내 녹지공간 많으면 미세먼지 늘어도 위해성 '뚝'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임신부가 미세먼지(PM10)에 많이 노출될수록 아이의 아토피피부염 위험이 크게 높아지지만, 집 주변에 녹지공간이 풍부하면 이런 위험이 상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신부와 유아를 대상으로 녹지공간의 미세먼지 예방 효과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교실 하은희 교수팀은 2006∼2010년 사이 모자환경보건센터에 등록된 산모 659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대기오염물질 노출이 출산 후 6개월 이내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환경연구·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조사대상 산모의 임신 중 하루 평균 미세먼지 노출량은 53.60㎍/㎥이었다. 이는 PM10의 농도 등급 기준으로 보통(31∼80) 수준이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임신 초기(0∼12주)에 집중됐다. 임신 초기 미세먼지 노출량이 1㎥당 10㎍씩 증가할 때마다 출산 후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위험은 22% 상승했다.
또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대표적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도 노출량이 10ppb씩 증가할 때마다 아이의 아토피피부염 위험을 35% 높이는 요인이었다.
이처럼 임신 중 대기오염물질 노출이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임신 초기에 급속히 발달하는 태아의 피부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태반의 보호벽을 통과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출생 전 태아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주목할만한 건 주거지 200m 이내에 녹지공간이 풍부한 임신부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노출량이 증가해도 아이의 아토피피부염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녹지공간의 공기정화 기능이 임신부를 통해 태아에게 전해지는 대기오염물질의 위해성을 막아주는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산림청 산림과학원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산업단지에 조성된 도시 숲이 미세먼지의 이동을 막아 주변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은희 교수는 논문에서 "임신 중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아이의 면역기능이 바뀌면서 아토피피부염 위험이 증가하지만, 녹지공간이 이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물이 대기의 오염원을 걸러내고, 주위 온도를 낮춤으로써 아토피피부염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아의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임신 초기 여성에게 교통 관련 대기오염의 노출을 줄이고, 숲과 공원 등의 녹지공간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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