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준호 위원 5월 중순 임기만료…은행 등 경험 있는 전문가 가능성
한은, 부총재보·감사 등 줄줄이 인사 예정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이 바뀌며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은 곧 임기 만료되는 함준호 금통위원 후임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최근 은행연합회에 보냈다.
함 위원은 다음 달 12일 임기가 끝난다.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은 금통위원 임기만료 30일 전까지 추천기관에 후임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해야 한다.
당초엔 후임이 이번에 이주열 총재와 겨룬 인물 중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때 검증을 마치고 점지해둬서 하마평이 많이 돌지 않는다고 했다.
원로급 교수 등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진작에 맡아놨다는 설도 있었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총재보다 책임은 덜하다며 다들 탐내는 자리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청와대에서 전혀 새로운 인물을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교수와 관료 일색으로 너무 동질적이라는 지적이 있는 금통위에 변화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현장감각이 높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시각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금통위원 7인 중 한은 총재, 부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5인은 교수(연구원) 내지는 경제관료 출신이다.
주류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50대 남성이다. 함 위원 이외 4명은 지난 정권 때인 2016년에 동시에 임명됐다.
이런 구성 때문에 금통위원마다 입장이 달라도 외부에서는 한목소리로 받아들이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정부 기류나 은행연합회 추천 몫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활동한 경제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등이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 밖에서도 높은 전문성에 더해 금통위 다양성을 강화할 인물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에 전문성이 있는 인재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엔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연합회 추천이니 금융안정에 특히 관심이 있으면 더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통위 구성이 다양해서 경제 상황을 두고 여러 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법에서는 금통위원이 금융·경제 또는 산업에 풍부한 경험이 있거나 탁월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신임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여건이 까다로운 시기에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해 금리 인상의 첫발은 뗐지만, 추가 금리 인상의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역전과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 '경제 뇌관' 가계 빚, G2 무역전쟁 가능성 등 불확실한 대외 경제환경, 미지근한 국내 경기 등 변수를 정교하게 계산해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원이 날카로운 분석을 토대로 적극 목소리를 내면 돌다리를 두들기고 또 두들기는 스타일의 이 총재가 이끄는 금통위 분위기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금통위원은 겉으로는 연 8회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상/인하 결정만 하는 모습만 보이지만 백조처럼 수면 아래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살핀다.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정확하게 판단해 한국 경제를 맞는 방향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있는 자리다.
금융시장의 신뢰를 받을 실력과 함께 금융시장 등과 교감하는 민감한 '더듬이'도 필요하다.
금통위원은 임기가 4년이고 1회에 걸쳐 연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2일 금통위에서 함 위원 마지막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이 총재가 "마지막일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 임명되는 금통위원은 이 총재와 임기를 같이 한다.
최근 한은법 개정으로 임명이 지연되더라도 퇴임 시기는 변화가 없다.
연봉은 상여금을 더해 약 3억1천만원이다.
한은에서는 금통위원 교체에 이어 부총재보, 감사 등의 공석을 채울 인사가 줄줄이 예정돼있다.
김민호, 전승철 전 부총재보 퇴임으로 빈자리는 인사검증 절차 등을 거쳐 5월께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국장급 연쇄 인사는 곧바로 할지, 7월에 '이주열 2기' 첫 정기인사에서 조직개편과 함께 한꺼번에 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는 6월에 임기만료다. 이번에는 기재부 출신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인사를 통해 판을 짜고 나면 연임하며 내세운 조직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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