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성공한 오르반 총리 재집권 반대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헝가리 시민 10만여 명이 14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재선 압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갖고 총선 재실시와 선거제도 개혁 등을 요구했다.
미국 AP와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대부분 젊은이로 이뤄진 시위대는 헝가리 국기와 유럽연합(EU)기를 들고 "민주주의", "재선 실시", "우리가 다수파"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회의사당을 향해 가두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총선 투표 재개표와 공영언론의 공정 보도, 총선 재실시, 야당의 단결 등을 요구했다. 오르반(54) 총리는 지난 8일 총선에서 우파 여당 피데스가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4선에 성공했다.
반(反)난민과 반(反)EU를 내세우고 있는 오르반 총리는 지난 1998년에 이어 2010년 재집권에 성공해 3연임했으며 반대론자들로부터 사법권 독립 침해와 언론 탄압, 선거제도 조작의 주범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특히 헝가리 출신 미국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자금 지원을 하는 시민단체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헝가리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강력한 입법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 빅토르 그예트바이(20)는 "우리는 법치국가에서 살고 싶다"면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나라, 진정한 민주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런 나라에서 더는 살 수가 없다"면서 "이번이 우리나라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다음 주말에도 반정부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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