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주총…세계은행 대출 개혁·中 지분도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미국이 세계은행의 130억 달러(13조8천970억 원) 규모 자본금 증자를 찬성하기로 함에 따라 세계은행 대출제도가 전면 개혁되고 중국 지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 춘계 주주총회에서 세계은행의 자본금 증자를 찬성하기로 입장을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확인하고 "우리는 세계은행 개혁 방안을 놓고 지난 몇 개월간 연구를 해왔으며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목표는 세계은행이 자기 힘으로 존속하는 것이라며 "세계은행은 앞으로 실시할 자본금 증자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대출 모델을 확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은행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번 입장 전환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임명으로 첫 임기를 시작한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대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으면서 국제적 대화나 글로벌 협력체제 수립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은행의 대중국 대출에 의구심을 표명하며 자본금 증자에 난색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김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과도한 대출을 문제 삼자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손잡고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여성권익 증진 펀드를 설립하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미국 재무부 고위 당국자는 세계은행의 납입자본금 증자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 투입될 75억 달러와 세계은행 국제금융공사(IFC)에 배정할 55억 달러 등 2개 분야로 나뉜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IBRD 자본금 증자에 13억 달러(1조3천897억 원)를 출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국제금융공사에 대한 증자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 증자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중국의 경우 IBRD에 대한 투표권이 4.45%에서 5.7%로 높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본금 증자는 세계은행 춘계 주총에서 원칙적으로 승인하고 최종 확정은 올해 가을 정기주총에서 이뤄진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 대변인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세계은행에 대한 재정적 영향력에 대한 결정은 회원국들의 결심에 달렸다"고만 설명했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