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총장 "남은 경기는 판정 시비 없도록 최선 다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4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은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1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서울 SK의 경기 4쿼터 종료 17초를 남긴 상황에서 DB 이상범 감독에게 테크니컬 반칙이 주어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때 점수는 SK가 2점을 앞서 있었고 DB 김태홍이 SK 테리코 화이트에게 반칙하면서 SK가 자유투 2개를 얻은 상황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심판에게 '화이트의 트래블링이 아니냐'고 항의를 했고, 심판은 이 감독에게 테크니컬 반칙 경고를 하려고 했다.
이 감독은 이미 테크니컬 반칙 경고가 하나 있었기 때문에 경고 하나를 더 받으면 자동으로 테크니컬 반칙이 부과되는 상황이었다.
이 사실을 안 다른 심판이 두 번째 테크니컬 반칙 경고를 만류하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SK 벤치에서 항의하자 원래대로 테크니컬 반칙 경고가 이상범 감독에게 주어졌다.
테크니컬 반칙이 부과되면서 SK는 결국 2점 앞선 종료 17초 전에 자유투 3개와 공격권을 가져갔고 여기에서 승부의 무게추가 SK 쪽으로 확 기울었다.
경기는 SK의 87-85 승리로 끝났다.
DB 이상범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코어는 졌어도 농구는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억울해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테크니컬 반칙으로 DB가 이길 경기의 승부가 뒤집혔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미 SK가 2점을 앞선 데다 자유투 2개까지 얻어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DB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역전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었던 때였다.
게다가 이상범 감독의 주장처럼 화이트의 트래블링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어제 경기 당시 장면을 보면 김태홍이 화이트를 밀었기 때문에 반칙이 명확하다"며 "따라서 화이트의 트래블링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이상범 감독의 항의 자체를 놓고 보면 심판 재량에 따라 테크니컬 반칙 경고를 할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정도"라며 "어제 그런 상황이라면 굳이 경고를 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남은 시간이 17초밖에 되지 않는 데다 이상범 감독이 테크니컬 반칙 경고가 이미 하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 상황에서 경고 부과는 경기 운용의 묘가 부족했던 부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렇다고 심판이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이중잣대를 적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즉 김태홍의 반칙, 화이트의 트래블링이 아니었던 점, 이 감독의 항의에 테크니컬 반칙을 줄 수도 있었던 상황 등 판정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놓으면 오심이라고 지적할 만한 것은 없었으나 이를 적절히 조합해 경기를 운영하는 심판의 기술적인 부분이 미흡했다는 뜻이다.
이성훈 총장은 "마치 심판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판정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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