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獨에 마르크스 동상 선물한 이유…"계승자는 바로 중국"

입력 2018-04-16 10:40  

中, 獨에 마르크스 동상 선물한 이유…"계승자는 바로 중국"
"독일은 마르크스주의 포기했으나 중국은 계승·발전시켰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공산주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의 독일 고향에 중국이 선물한 청동상이 세워졌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마르크스 고향인 독일 남서부 트리어 시내 시몬교회 광장 부근의 마르크스 생가에 바라보이는 곳에 마르크스 청동상이 세워졌다.
지난달 6일 중국을 출발한지 한달여만에 동상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거쳐 마르크스의 고향에 안착했다.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중국미술관 관장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인 유명 조각가 우웨이산(吳爲山)이 제작한 높이 4.4m의 청동상으로 200주년인 내달 5일 공식 제막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6월 트리어시를 방문한 스밍더(史明德) 주독 중국대사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 동상 선물은 마치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에 기증한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킨다.
마르크스 주의의 정통 계승자로서 자임하려는 뜻이 이 동상 기증에 담겨있다.
우웨이산은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트리어 방문과 작품 구상을 설명한 기고문을 통해 "이번 동상 기증이 중국의 이론적 자신감과 노선의 자신감, 제도의 자신감, 문화의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이론·제도·문화에 대해 4개 자신감'을 가지라고 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주장을 동상 제작에 투영했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시진핑 사상'을 마르크스 주의 등과 같은 반열의 국가 지도사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최근들어 공산당 일당체제의 효율성이 서구 민주체제보다 뛰어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14년 공산주의의 또다른 창시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고향인 바르멘시에 엥겔스 동상을 기증하기도 했다.
중국 사회과학망 평론은 "마르크스가 태어난 독일은 완벽한 자본주의 국가로 마르크스 주의를 포기했지만 중국은 이 조각상을 보냄으로써 마르크스주의 사상의 계승자이자 발전자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마음으로 이 동상 선물을 기증한 것과는 달리 이 선물을 받는 독일 측은 생각이 엇갈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3월 동상 모형이 트리어에서 선을 보인 후 독일에서 중국의 인권문제, 관광객 유입에 따른 주민 불편 등을 들어 반대 목소리가 거세게 분출됐다고 전했다. 특히 독일의 일부 역사학자들과 정치인들은 마르크스 사상이 동독을 포함한 독재국가의 출현을 초래했는데 이렇게 무비판적으로 마르크스를 기념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했다.
결국 트리어시 의회는 찬성 42표, 반대 11표의 표결로 중국의 동상 선물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으나 그 크기를 0.6m 줄이는 조건을 걸었다.
트리어시는 이번 동상 제막으로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볼프람 라이브 트리어시 시장은 "조각상은 우의를 상징하는 선물로 더 많은 관광객이 마르크스 본인과 그의 저작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리어시는 마르크스 동상 제막 외에도 마르크스 생가에 대해서도 개장 작업을 거쳐 내달 5일 재개관하는 등 일련의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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