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로맨스에만 설레는 KBS '같이 살래요'

입력 2018-04-21 06:30   수정 2018-04-21 10:35

황혼 로맨스에만 설레는 KBS '같이 살래요'
유동근·장미희 효과로 시청률 30% 목전
다른 이야기는 "허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황혼 로맨스에도 이렇게 설렐 수 있다는 게 놀랍지만 다른 이야기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게 문제다.
KBS 2TV 주말극 '같이 살래요'가 총 50회 중 10회까지 전개됐으나 유동근-장미희 커플 외 스토리는 아직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서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전작인 '황금빛 내 인생'에 크게 못 미친다.



◇ 50대 후반 '밀당'도 설레게 하는 유동근과 장미희
'같이 살래요'가 그래도 시청률 30%(닐슨코리아)를 코앞에 둘 만큼 호응을 얻는 데는 효섭(유동근 분)과 미연(장미희)의 러브스토리가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주말 가족극에서 노년 로맨스는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양념 역할을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효섭과 미연이 '메인'이다.
36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아역 장성범과 정채연이 연기하는 과거의 앳된 모습은 아니지만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다. 장미희가 연기하는 미연은 예전처럼 적극적이고, 통통 튀는 매력도 여전하다. 유동근의 효섭도 장성한 네 자녀를 둔 아버지의 인자함이 더해졌지만 과거의 순정도 그대로 지녔다.
예순이 넘은 유동근과 장미희는 중간중간 20대인 장성범과 정채연의 모습이 비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로맨스에 흠뻑 녹아든 모습이다. 특히 첫째 딸 결혼 문제로 상처받은 효섭에게 낭랑한 목소리로 "같이 놀자"고 위로하는 미연은, 장미희가 아니고서는 연기할 수 없다는 평을 받는다.
아버지가 연애할까 걱정하는 효섭의 딸들 앞에서 "내가 접수할게, 네 아빠"라고 선전포고하거나, 효섭의 옥탑방에서 동침 아닌 동침을 하고도 전혀 거리낌 없는 미연의 모습은 드라마의 백미다.



30∼40년 연기 생활을 했지만 이번에 커플로 처음 만났다는 유동근과 장미희의 호흡을 보는 것도 큰 재미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윤창범 PD는 21일 "두 분이 서로 배려를 많이 한다. 기존 연기력에 조화까지 더해지면서 속칭 '케미'(케미스트리, 궁합)란 게 생겨났다"며 "유동근 씨는 역시 아버지 역할이 자연스럽고, 장미희 씨는 새로운 발랄함까지 보여주면서 촬영장 분위기도 한층 편해졌다. 그러니 젊은 배우들도 잘 따라온다"고 말했다.
윤 PD는 이 커플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극중 효섭과 미연은 50대 후반인데, 요새는 젊은 나이"라며 "황혼 멜로라고 심각하기보다는 몸도 마음도 젊은 두 사람의 경쾌하고 밝은 로맨스에 집중하다 보니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답했다.
황혼 로맨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가운데 중장년층 시청자 공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까지 설레게 하는 두 사람 관계가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 뻔히 보이는 스토리와 '설렘지수' 낮은 커플들
황혼 로맨스가 새로운 시각에서 주목받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고루 눈길을 끌어야 하는 것도 가족극 역할이라는 점에서 '같이 살래요'는 조금 아쉽다.
그나마 이야기가 좀 진전된 커플은 첫째 딸 선하(박선영)와 6살 연하인 직장 후배 경수(강성욱)다. 하지만 최근 연상녀-연하남 이야기가 매체에서 자주 다뤄지다 보니 더는 새롭게 와 닿지 않는다. 선하의 캐릭터 역시 기존 주말극에서 많이 본 장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 포스터에서도 보이듯 '메인 커플'인 은태(이상우)와 유하(한지혜) 스토리도 지지부진하다. 특히 최근 유하의 딸 은수(서연우)와 은태 혈액형이 모두 희귀한 것으로 비친 가운데, 시청자들은 결국 은수가 은태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친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매번 몰아치는 반전을 내놨던 전작 '황금빛 내 인생'에 익숙해진 시청자들로서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출이다.
주말극의 '꽃'으로 불리는 '막내 커플' 이야기 역시 아직 한참 무르익어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지적에 윤 PD는 "극을 순서대로 잘 풀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초반 효섭-미연 이야기에 힘이 실린 것은 처음부터 의도한 기획"이라며 "앞으로 효섭이 미연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것에서 볼 수 있듯 미연이란 캐릭터가 가정 안으로 들어오면서 다른 구성원들과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사는 재미란 걸 깨닫는 에피소드들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반부터는 자식 세대들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계층을 대변하는 커플이 있는데, 특히 젊은 친구들은 독립을 위해 사랑을 잠시 외면하지만 결국 삶도 사랑도 잡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런 부분이 다양한 시청자 층의 공감을 얻을 것이다. 아직 초반인 만큼 잘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