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 타기 쉬운 체형서 헤엄치는 체형으로 `변신'
뱀장어 생태 아직 '베일 속', 일 연구팀 변신 중 치어 28마리 포획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베일에 싸인 뱀장어 생태의 수수께끼 하나가 추가로 밝혀졌다. 뱀장어 치어는 한국이나 일본 등으로 오기 전에 대만 근해에서 머문다. 그런데 이 기간이 해류에 떠다니기 쉽게 돼 있는 몸의 형태가 헤엄치기 좋은 모양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기간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NHK에 따르면 일본 수산연구·교육기구 둥이 참가한 연구팀은 대만 동부 해역에서 한국, 일본 등의 연안으로 오는 뱀장어 치어를 잡아 자세히 분석했다. 연구결과 대만 해역에 이를 때 까지 해류에 떠다니기 쉽도록 '엽형유생(葉型幼生. Leptocephalus)'이라고 불리는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던 치어가 이 해역에서 헤엄치는 힘이 강한 가느랗고 긴 '실뱀장어'로 몸체를 바꾸기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내이(內耳) 림프액 속에 떠돌며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조직인 '이석(耳石)'을 분석한 결과 태어난지 119일에서부터 156일로 개체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치어가 대만 해역에 머물면서 성장을 기다림으로써 자력으로 헤엄치는 힘을 기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아직 밝혀지지 않는게 많은 뱀장어의 생태 규명으로 이어져 어획량 변동의 원인을 밝히는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수요가 많은 뱀장어는 대부분 치어인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하는데 치어 어획량은 해마다 잡히는 양과 시기가 크게 다르다. 수산청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의 3개월간 치어 어획량은 지난해의 13%에 그쳐 역대 최대 흉어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후 어획량이 서서히 회복돼 2월에는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 된데 이어 지난달에는 잠정치로 지난해 수준을 웃돌았다. 치어가 일본까지 오는 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치어는 그냥 해류에 밀려 한국, 일본 등으로 오는 것으로 생각돼 왔으며 어획량과 어획 시기가 달라지는 건 산란수 변화와 함께 해류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생각돼 왔다.
뱀장어는 어미가 일본 등으로부터 태평양을 종단해 마리아나제도 앞바다에서 알을 낳으면 부화한 치어가 '북적도(北赤道) 해류'와 '구로시오(黑潮)'의 2개 해류를 타고 일본 등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 사이의 생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으며 특히 '엽형유생'에서 '실뱀장어'로 체형이 변하는 과정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6마리밖에 잡힌 사례가 없어 실태 규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일본 수산연구·교육기구의 연구팀은 이번에 2개의 해류가 나뉘는 대만 동쪽 해역에서 체형이 변화하는 도중의 치어 28마리를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일본의 실뱀장어 어획량은 지난 30년간 많은 해와 적은 해의 차이가 5배에 달하는 등 변화가 크며 전체적으로는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치어가 일본에 도착하는 시기도 매년 달라 보통은 겨울부터 봄에 걸쳐 도착하지만 어획철이 한참 지난 6월에 피크를 기록한 적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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