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멀티플렉스 레볼루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지난 13일 오전 6시 정각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예매전쟁이 벌어졌다. 개봉을 아흐레 앞둔 16일 오전 현재 이 영화를 예매한 관객은 21만 명, 예매 점유율은 83%를 넘어섰다.
이른 아침 예매 창이 열리길 기다린 이들의 상당수는 특별관인 아이맥스(IMAX) 마니아다. '인터스텔라'나 '덩케르크', '매드맥스' 등 아이맥스 기대작이 개봉할 때마다 이른바 '명당'으로 불리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다.
신간 '멀티플렉스 레볼루션'(ER북스 펴냄)에 따르면 아이맥스 마니아는 30대 남성이 가장 많다. CGV리서치센터가 1천300만 회원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그 다음은 20대 남성, 40대 여성 순으로 아이맥스 예매 비율이 높다. 20∼30대 남성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 소비층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40대의 경우 자녀와 함께 볼 영화를 예매하는 관객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아이맥스 마니아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만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외로 일반 관객에게 낯선 다양성 영화도 챙겨보는 경향이 발견된다. 저자는 "아이맥스 마니아들은 단순히 아이맥스에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영화들까지 즐겨보는 진정한 영화 마니아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멀티플렉스 레볼루션'은 CJ CGV 전략지원담당으로 일하는 저자 조성진 씨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이모저모를 주로 산업적 관점에서 들여다 본 책이다. 1998년 4월 'CGV 강변' 개점으로 출발한 한국 멀티플렉스의 20년 역사와 그동안 달라진 영화관람 문화, 영화산업 분야의 변화 등을 설명했다.
CGV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에서 나온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많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가는 '혼영족'은 2012년 7.7%에서 4년 만에 13.3%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평일 조조나 심야 시간대를 자주 이용하고, '데이트족'과 달리 앞쪽 좌석도 꺼리지 않는다.
극장가는 20∼30대가 주도한다는 게 통념이지만, 최근엔 40대 관객이 전체의 25%를 넘어설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극장에선 이들을 부모·자녀 세대를 모두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연령대로 본다. 애니메이션이나 블록버스터는 자녀와, 시대극은 부모와 함께 관람하며 여러 장의 티켓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관람료 인상 등 영화계 이슈들에 대한 나름의 견해도 내놓는다. 다만 몸담고 있는 극장 입장에 치우쳐 있다. 저자는 관람료 인상을 영화제작 스태프 처우 개선과 연결시키는가 하면, 팝콘과 극장 광고가 관람료의 지나친 인상을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24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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