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살해·시신 소각 환경미화원 범행 동기는 '거액 채무'

입력 2018-04-16 12:34  

동료 살해·시신 소각 환경미화원 범행 동기는 '거액 채무'
1억5천만원 빚진 상황서 범행…검찰 강도살인 등 혐의 기소
피해자 가족에 문자 발송·생활비 송금 등 범행은폐 드러나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동료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한 환경미화원의 범행 동기는 거액의 채무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강도살인과 사기,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전주시 환경미화원 이모(4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7시께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A(58)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시신을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한 뒤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 소각장에서 불태웠다.
이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A씨 자녀들에게 정기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생활비도 송금했다.
범행을 숨기기 위해 치밀한 연극도 꾸몄다.
이씨는 범행 후 A씨가 허리디스크에 걸린 것처럼 진단서를 첨부해 휴직계를 팩스로 보냈다. 행정기관은 의심 없이 휴직 신청을 받아들였다.
범행은 A씨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아들과 연락에 닿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전모를 드러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겁을 주려고 A씨의 목을 졸랐을 뿐 죽이려고 했던 건 아니다"고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는 생전 A씨에게 1억5천만원을 빚졌으며 범행 직후인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A씨 명의로 저축은행 등에서 5천300만원을 대출받는 등 3억원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이혼 후 혼자 살던 A씨가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냈으나 2~3년 새 급격히 가까워졌다"며 "이씨는 피해자가 전 재산을 배낭에 넣고 몸에 지니고 다니는 점을 알고 살해 직후 신용카드 11개와 통장 13개, 휴대전화 등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두 사람은 금전적 갈등이 극에 달했었고, 이씨가 범행 직후 A씨의 신용카드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점 등을 확인,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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