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이용섭, 주장 대 주장만 난무…양향자에 '러브콜'도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예비후보 TV 토론회는 후보 간 정책대결보다는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강기정·이용섭 후보의 난타전이 주를 이뤘다.
강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 근무경력과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이 후보는 이를 해명하는데 토론회 후반부 대부분의 시간을 채웠다.
두 후보는 결선을 염두에 둔 듯 양향자 후보의 정책을 치켜세우면서 3위 후보에 대한 러브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당원명부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세 후보는 16일 광주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첫 3자 토론에 나섰다.
토론회는 이용섭 후보에 대한 강기정 후보의 공격이 주를 이뤘으며, 양향자 후보는 두 후보를 모두 공격하며 본인의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공격의 포문은 강 후보가 이 후보의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지적하며 열었다.
강 후보는 "일자리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질책 있었는데도 이 후보는 출마를 위해 부위원장직을 버리고 자기 일자리를 찾으려고 내려왔다는 비난이 있다"며 "일자리 정책의 내용도 매우 소극적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광주시장을 일자리로 생각한 적 없고 일자리로 치면 중앙정부에 훨씬 좋은 자리들이 많이 있다"며 "광주시장을 역사적 소명으로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2년 전 광주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패배한 후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근무하면서 고액의 자문료를 받았다는 강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 사실 유포"라며 발끈했다.
두 후보 간 설전은 이 후보의 청와대 근무경력을 놓고 최고조에 달했다.
강 후보는 이 후보를 '전두환의 비서'라고 지칭하며 "당시 실세가 끌어주지 않으면 청와대 근무는 하기 어려웠다"며 "전두환 정권 아래 청와대 근무 사실에 대해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청와대 근무경력이 토론회에서 거론되자 이 후보는 약간 감정이 격해진 모습을 보이며 "청와대에서 전두환씨를 만나 본 적도 없었는데 무슨 비서냐"며 "로비해서 간 적도 없고 제 능력으로 승진해 발령받아 근무한 것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충분히 답변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탓인지 이후 자신에게 주어진 주도권 질문 시간의 대부분을 이를 해명하는 데 사용해 사회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결선에 대비한 듯한 양향자 후보 감싸기 모습도 두 후보 모두에게서 보였다.
강 후보는 양 후보의 빅데이터 활용사업 공약이 자신의 정책들과 유사하다며 좋은 정책이라고 치켜세웠다.
양 후보가 토론회 내내 본인의 주력 공약으로 소개한 광주 랜드마크 사업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자신이 제시한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5·18기념 조형물 사업과 겹친다"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TV토론회 내내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인 양 후보는 다른 후보와의 긴장감 구도 형성 보다는 자신의 정책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양 후보는 "민주당의 선택이 역사의 선택이 될 것이다"며 "광주에서 전국 최초 여성광역단체장이 나올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광주군공항 이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등 지역 현안이 토론 주제로 제시됐으나 정책 토론은 심도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는 18∼20일 권리당원 ARS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을 놓고 23∼24일 결선투표를 한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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