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고리 연내 해소…현대오일뱅크 9∼10월 상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는 2022년까지 매출 7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는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부회장)는 16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 매출 70조원을 달성하는 첨단 기술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기록한 지난해 매출(37조원)의 2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을 거느린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로, 지난달 30일 정식 출범했다. 권 부회장은 지주사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권 부회장은 "앞선 기술과 높은 품질로 존경받는 기업이 되고자 판교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기술 인재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교 R&D센터는 연면적 약 16만5천300㎡(5만평) 규모로 지어지며, 오는 2021년 개소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곳에 총 5천∼7천명의 기술인력을 확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이어 "지주사는 미래사업 발굴과 앞으로의 사업재편에 중점을 두고, 각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 아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실천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회공헌활동 강화 차원에서 현재 현대오일뱅크에서 실시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급여 1% 나눔운동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는 "그룹 내에 사회공헌협의회를 신설하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과 2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펼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순환출자 고리 문제와 관련해 "지분 관계 정리를 연내 마무리해 완벽하게 법 테두리 안에서 지주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여서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을 털어내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4월까지 증손회사 지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주회사법상 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은 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의 지분을 100%를 소유해야 하는데, 현재는 42%만 보유 중이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작업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권 부회장은 전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지분을 전량 처분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 작업에 대해 "주관사 선정 등 절차를 진행 중이며, 9∼10월쯤 상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오일뱅크가 합작회사를 통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5월 초에는 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그룹 핵심인 조선업과 관련해 "현대중공업이 올해와 내년에 어려움을 견뎌내면 2020년부터는 국내 최고 조선사로 다시 발돋움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선 '빅3' 체제로 유지되는 것에 대해서는 "빅3든 빅2든 살아남는 기업을 시장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입찰에 참여하겠다면서 "사실상 발주를 정부가 하는 것인데, 공정하게 진행될 거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현대상선이 같은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에 발주를 몰아줄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권 부회장은 오너 일가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은 데 대해 "정 부사장이 직접 제안했던 사업(선박 A/S)이므로 책임지고 경영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회사 설립 3년 차인데, 고무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선 "지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 맞는 능력과 직원들의 지지가 있다면 오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보편타당한 자격이 되는지는 정 부사장 본인이 더 잘 알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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