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친환경 역주행' 논란 끝 아리수 페트병 교체

입력 2018-04-17 06:50  

서울시 '친환경 역주행' 논란 끝 아리수 페트병 교체
경량화하고 분리수거 쉽게 라벨 부착…생산량 감축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페트병 사용을 줄여나가는 '친환경 기조'에 역주행한다는 논란을 낳은 아리수 페트병 용기를 교체한다.
아리수 페트병 무게가 환경부 권고보다 45% 무겁고, 접착제로 라벨을 붙여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350㎖들이 아리수 페트병 무게를 기존 19g에서 14g으로 낮추기로 했다.
2013년 환경부는 생수 페트병 무게를 30% 줄이면 연간 페트병 폐기량을 7천t가량 줄이고, 제조원가·폐기물 처리비용 등 사회적 비용 145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생수병 경량화를 추진했다. 이때 500㎖ 병은 16.2g, 350㎖는 13.1g으로 줄이기를 권고했다.
그러나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양의 병물 수돗물(아리수)을 생산하는 서울시는 19g짜리 페트병을 써왔다. 환경부 권고 기준보다 45%가량 무겁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환경부가 지자체에 페트병 무게를 줄이라는 지침을 정확하게 내리지 않아 경량화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으나 부산(14g), 대전(14g), 광주(14.2g), 인천(15.2g) 등 병물 수돗물을 생산하는 다른 지자체는 이미 한 차 경량화를 한 상태다.
서울시는 환경부 권고안인 13.1g까지 페트병 무게를 줄이려면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우선 14g으로 페트병 무게를 맞추고, 다음 달 중순부터 경량화된 병물 아리수를 생산하기로 했다.
페트병의 라벨은 본드가 아닌 열수축 방식으로 부착해 분리수거가 용이하도록 한다.

서울시는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로 수돗물을 깨끗하게 정수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재난·재해 지역도 돕기 위해 연간 600만병의 병물 아리수를 생산하고 있다. 병물 아리수 대부분은 서울시와 각 구청 행사나 가뭄·재난 지역에 보낸다. 지난 2월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에게 10만병을 지원했다.
그러나 '폐비닐 대란'을 계기로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을 서울시까지 대량 생산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아리수 SNS 계정을 통해 지난해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를 소개하며 "페트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석유가 필요한데, 페트병 (생수) 대신 아리수를 마신다면 지구를 지키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올해 병물 아리수 공급 예산은 11억4천만원이다. 이중 페트병 용기와 라벨을 구입하는 데 6억3천800만원이 들어간다.
한희선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생산관리과장은 "앞으로 아리수 생산량 조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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