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일관계 개선이 지역 평화 안정에 중요" 화답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 8년만에 재개…'자유무역 중요' 원칙 확인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6일 방일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에 긴밀히 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양국 공동의 이익이 되므로, 중국과도 더욱 연대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5월초 연휴가 끝난 뒤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므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방일을 기대한다"며 "이 총리의 공식 방문을 전략적 호혜관계 하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중일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이 외교부장은 "아베 총리 및 일본 정부가 중일관계 개선을 위해 내놓은 긍정적인 메시지와 우호적인 자세를 주시하고 있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 하에 이번 방문을 중일관계를 재차 정상화하고 발전된 궤도로 돌리는 중요한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중일관계 개선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 개선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특히 미국이 중국산은 물론 일본산 철강에 대해서도 25%의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키로 한데 대해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해 세계 무역 규범과 자유무역체제도 충격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국주의에 기반한 행동이 국제관계의 기본적 규범에 도전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앞서 왕이 부장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자유무역체제 강화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고노 외무상은 경제대화 뒤 기자들과 만나 "무역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국제경제의 번영에 영향을 준다는데 양측이 의견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경제대화에서 양국 모두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노 외무상 등은 앞으로 철강 수입관세 문제 등에 대한 추가 협상 및 대북 문제를 둘러싼 협력 등을 고려한 듯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거론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경제대화에서 중국측은 자국의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일본의 협조를 당부했다.
일본측은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사고 발생 이후 중국이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현 등 10개 광역자치단체의 일본산 식품에 대해 발령한 수입금지 조치의 해제 및 완화를 요구했다.
두 나라 사이 고위급 경제대화는 지난 2007년 12월 처음 열렸지만,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싼 양국 관계 악화로 2010년 8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8년만에 재개된 경제대화에는 양국 외교장관 이외에도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장 등도 참석했다.
다음 고위급 경제대화는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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