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the UN Human Rights Committee)는 16일(현지시간) 영국에 망명 중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의 대선 출마 허용을 몰디브 정부에 촉구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2008년 몰디브에서 사상 처음 치른 민주적 선거에서 30년 집권한 마우문 압둘 가윰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2012년 형사법원장이 부패에 연루됐다며 체포를 명령했다가 반대 시위가 거세지자 하야했다. 이듬해 대선에서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동생인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대선에서 진 뒤 그는 테러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돼 1심에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나 2016년 1월 척추 수술 때문에 영국으로 건너갔다가 망명했다. 그는 유죄 확정으로 16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나시드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 근거가 법률적으로 모호한 데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훼손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정치적 권리의 제한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훼손한 것은 자의적으로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야민 대통령은 올 2월 대법원이 나시드 전 대통령 등 야당인사 9명의 재심과 석방 등을 명령하자 나흘 뒤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테러,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야민 대통령은 45일간 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야당인사들의 복권을 막고 대법원 구성을 여당에 우호적으로 바꿨다.
몰디브는 올 8월 대선을 치르지만, 나시드 전 대통령이 빠진 상황에서 야권은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어 야민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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