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억류된 스페인 난민구조선 1개월만에 풀려나

입력 2018-04-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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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억류된 스페인 난민구조선 1개월만에 풀려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에서 불법 난민을 조장한 혐의로 이탈리아에 1개월 가까이 붙잡혀 있는 스페인 난민구조 비정부기구(NGO)의 선박이 풀려난다.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시칠리아 라구사 법원의 예심판사는 지난 달 17일 불법 난민 조장 혐의 등으로 검찰에 압류 조치된 스페인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의 압류를 해제하라고 16일 명령했다.



이 배는 지난 달 15일 리비아를 떠난 난민들을 지중해 공해상에서 구조하던 중 무장한 리비아 해안경비대로부터 난민들을 인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와 대치하다가 지난 달 17일 시칠리아 포찰로 항구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 검찰은 프로악티바가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인계 요구를 거부한 것이 리비아와 유럽연합(EU) 사이의 협약을 어긴 것이라고 보고, 입항한 배를 압류한 뒤 이 단체 관계자 3명에 대해 범죄 공모와 불법 난민 교사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스페인 선적의 프로악티바 선박이 입항을 위해서는 공해상에서 스페인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거나, 구조 장소와 가까운 몰타를 입항지로 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어기고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이후 지난 달 27일 검찰이 요구한 해당 선박의 압류 연장은 허가했으나, 프로악티바 관계자들에 대한 범죄 공모 혐의는 각하한 뒤 사건을 라구사 법원으로 이관했다.
라구사 법원이 이날 검찰이 요청한 프로악티바 난민 구조선에 대한 2번째 압류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이 배는 약 1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서는 최근 이 단체 지지자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구하는 것이 범죄가 될 수 없다"며 이탈리아 당국의 선박 압류 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30만여 명이 프로악티바 선박에 대한 압류 해제를 촉구하는 청원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작년 8월 유사한 혐의로 이탈리아 남단 람페두사 섬에서 이탈리아 검찰에 압류된 독일 선적의 난민구조 NGO 선박 '유벤타'는 여전히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이래 6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유입되며 큰 부담을 떠안아온 이탈리아는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작년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 덕분에 작년에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하지만, 지중해 난민구조 NGO들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리비아에 발이 묶인 채 폭행, 고문, 강간, 강제 노역 등 인권 유린에 처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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