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선관위 자의적 해석…선거법 전면개정 필요"
"납득 어렵다" 비판 속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한지훈 서혜림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이하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17일 김 원장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판단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원장이 보수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공격받을 때 발 벗고 나서 방패 역할을 한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선관위의 결정을 비판하면서도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더미래 원년 멤버인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원장 사퇴가 매우 안타깝다. 선관위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공익재단에 5천만 원을 기부한 것을 두고 사후적으로 불법이라고 해석한 것은 선관위가 무능과 직무유기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기존 관행을 다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적용이) 선관위의 자의적 해석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 활동에서 할 수 있는 행위와 없는 행위를 명확히 하도록 선거법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김 원장이 2016년 5월 더미래에 5천만 원을 기부한 데 대해 선관위가 위법 판단을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 원장이 기부 전 선관위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고, '정관·규약 등을 근거로 해 종전의 범위 안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아 이를 준수했다는 것이 더미래 측 주장이다.
선관위 답변 후 1천만 원 이상 기금을 출연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보완하고, 다른 의원들도 합의 하에 1천만 원씩 기부금을 냈다는 것이다.
더미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의 어제 결정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법리적 다툼도 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수증 하나라도 안 맞으면 연락하는 선관위가 지난 2년 간 아무 얘기도 없었다"며 "김 원장이 사익을 추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가장 권장해야 할 곳에 정치자금을 쓴 것인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선관위의 결정이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더미래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선관위가 '문제가 있지만 위법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리면 김 원장이 '나는 문제 없지만 사퇴하겠다'고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선관위가 문제 있다고 해버리니까 (야당들이) 공격할 빌미가 생긴 것"이라며 "선관위가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과 야당의 집요한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김 원장의 사법 처리는 별개의 문제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더미래 소속 다른 의원은 "잡다가 잡다가 안 잡혀서 겨우 찾아낸 위법 아닌가"라면서도 "더좋은미래가 천국에 있는 조직은 아니니까 잘못한 것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미래는 이날 선관위의 위법 판단과 김 원장의 사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낼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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