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美 '포괄합의'와 北 '단계적·동시적'조치 모순아냐"

입력 2018-04-17 11:21  

이종석 "美 '포괄합의'와 北 '단계적·동시적'조치 모순아냐"
"북미, 불신감 지우는 조치 필요…北핵실험장 폐쇄·미 평양대표부 설치 등"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주장하는 '포괄 합의'와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는 서로 모순되는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전 장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의 이행 로드맵은 (북미정상)회담 후 북미 고위관료가 협의해 만들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 다음날부터 양측에서 '정말로 이행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불신감을 지우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평양에 미국 대표부 설치 등을 선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아울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군사위협 해소를 조건으로 핵 군축이 아닌 비핵화에 응하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 회담에서 비핵화와 국교정상화 등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 열린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한반도에서 냉전구조가 이어진 것은 남북과 북미의 이중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은 (한국전쟁 휴전후) 육십몇년만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는 충분히 연대하고 있다"며 "미국은 당초 북한이 비핵화에 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분석과 판단이 북미 대화 실현에 크게 공헌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가장 중요한 비핵화 문제는 남북과 북미 회담의 공통 의제"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 위원장도 회담에서 합의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간 중재와 조정을 지향하지만 남북 회담에서 공표할 수 있는 것은 적어, 비핵화를 둘러싼 합의는 높은 수준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은 비핵화와 바꿔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정상화되면 장기간에 걸쳐 높은 경제성장이 기대될 수 있다"며 "그것은 중국의 예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남북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도 논의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군사력 행사의 선택지도 있다'고 주장하고 싶어하겠지만 한국은 반대"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력 행사에는 무조건으로 반대하는 것이 문 정권이 기본적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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