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흔히 단기전에 승리하려면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평소 기량 이상을 발휘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주전급 선수들은 자기 몫을 한다고 보면 식스맨으로 뛰는 선수들이 기대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 팽팽한 단기전의 무게 추를 한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셈이다.
진행 중인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도 벤치 멤버들의 활약에 따라 서울 SK와 원주 DB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식스맨들의 활약이 먼저 빛난 쪽은 DB였다.
DB는 2차전에서 이우정(23·183.5㎝)과 서민수(25·197㎝)가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당시 DB는 두경민이 경기 시작 14초 만에 무릎을 다쳐 코트 밖으로 나가는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대타'로 긴급 투입된 이우정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2점, 3어시스트로 공백을 잘 메우면서 DB는 94-89로 승리할 수 있었다.
서민수 역시 3점슛 3개를 3쿼터에 몰아치며 11득점으로 활약, 전반까지 41-47로 끌려가던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바꿨다.
16일 5차전에서는 SK 이현석(26·190㎝)과 최원혁(26·183㎝)이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해냈다.
이현석은 3쿼터에 3점슛 2개를 포함해 후반에만 11득점을 넣어 맹추격하던 DB에 고비마다 찬물을 끼얹었다.
최원혁은 DB 디온테 버튼의 전담 수비수로 궂은일에 전념하고 있다. 최원혁이 벌어주는 시간에 김선형이 체력을 아낄 수 있는 효과도 발생한다.
18일 열리는 6차전에 식스맨들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쪽은 역시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DB다.
DB는 이미 박지훈, 김현호 등 쏠쏠한 벤치 멤버들이 부상으로 6차전 이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SK보다 더 심하다는 평을 듣는 DB로서는 이우정, 서민수는 물론 한정원, 이지운 등 식스맨 급 선수들이 미쳐줘야 7차전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
SK 역시 체력이 떨어진 김선형, 김민수 등을 후반에 주로 기용하려면 벤치 멤버들이 전반에 그만큼 버텨줘야 한다.
결과론이지만 5차전에서 이현석의 3점포 두 방이 없었다면 경기 막판까지 승부는 알 수 없게 됐을지도 모른다.
과연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를 선수는 어느 팀의 누가 될 것인지 농구 팬들의 시선이 18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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