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원인 규명한 中, 재발사준비 박차…'우주굴기' 재가동
![](https://img.yonhapnews.co.kr/photo/cms/2018/04/17/01/C0A8CAE200000162D11968EE00005553_P2.jpg)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지난해 '창정(長征)-5호' 로켓 발사 실패의 아픔을 딛고 '우주 굴기(堀起)'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7월 2일 통신위성을 탑재한 창정-5호 로켓이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 성 위성 발사기지에서 발사됐으나, 발사 6분 만에 추진력을 잃어 수직 상승에 실패했고 결국 태평양으로 추락했다.
중국 국방부 과학기술산업국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창정-5호 발사 실패의 원인을 밝혀냈다면서 이는 "압력과 열로 인해 주 엔진의 터보팬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터보팬은 인간의 폐와 같은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 로켓의 연료가 되는 액체 산소와 수소의 혼합물을 연소실로 주입한다.
베이항(北航)대학의 한 과학자는 "로켓의 터보팬이 고장 났다는 것은 인간이 폐 기능을 상실한 것과 같으며, 한마디로 숨이 막혀 죽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 실패 원인을 규명한 중국 정부는 차세대 창정-5호를 생산해 우주 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정-5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액체 연료 로켓의 하나다. 25t 중량의 물체를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고, 15t 중량을 고도 3만㎞ 이상의 정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대형 액체 연료 로켓의 엔진을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뿐이다. 미국의 '아틀라스 Ⅴ' 로켓도 러시아가 생산한 'RD-180' 엔진을 쓴다.
중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서 중국의 우주 탐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창정-5호는 앞으로 우주정거장 건설, 달 탐사 등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하반기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사상 처음으로 달 반대편에 착륙시켜 탐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핵심 부품을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다만 원대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발사 로켓의 품질이나 공급량 측면에서 부족함이 발견될 수 있어, 이러한 목표가 계획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