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인천시 "품위유지 의무 위반"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파견된 인천시 7급 공무원이 자신의 사진에 동료 여성 공무원의 사진을 합성해 카카오톡에 올렸다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18일 인천국제공항경찰단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 7급 공무원 A(44)씨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둔 올해 1월 22일 올림픽 조직위원회로 파견됐다. 인천공항에서 입국하는 각국 올림픽 선수나 임원 등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올해 2월 6일 오전 2시께 같은 근무 조인 9급 공무원 B(26·여)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내려받은 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과 합성했다.
얼굴 사진 2장을 미리 저장된 몸 사진에 붙여 합성한 뒤 전체 사진을 캐리커처 그림으로 바꿔주는 앱이었다.
A씨는 여성이 남성을 팔로 감싸 안는 몸 사진에 B씨와 자신의 얼굴 사진을 붙인 뒤 캐리커처 그림으로 바꿔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다.
B씨는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 120명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해당 사진이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뜬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그를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 등을 거쳐 A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혐의없음'으로,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은 피해자와 합의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검찰에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지만,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처벌할 수 없고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씨는 B씨가 고소 취하 조건으로, 제시한 반성문을 작성해 파견 공무원들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로부터 사건 처리 결과를 통보받은 인천시 감사실은 추가로 자체 조사를 벌여 최근 A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A씨는 감사실 조사에서 "평소 카카오톡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다"며 "연습 삼아 여직원 사진을 내려받아 합성한 뒤 프로필에 등록했는데 문제가 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감사실 관계자는 "A씨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형사 처벌은 받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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