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도 정수기처럼 빌려 쓴다…경북 농촌에 임대 인기

입력 2018-04-18 06:31  

농기계도 정수기처럼 빌려 쓴다…경북 농촌에 임대 인기
"구매 비용 줄이고, 관리·보관 불편 없어"…해마다 수요 늘어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일 년에 몇 번 쓰지 않는 농기계는 빌려 쓰면 됩니다."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서 3년째 시설채소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 곽대웅(37)씨는 최근 3천만원을 주고 트랙터를 샀다.
그는 지난해까지 안동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린 기계로 대부분 농사를 지었다. 1만3천여㎡ 농지이지만 트랙터처럼 자주 이용하는 기계만 있으면 농사짓는 데 큰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곽씨는 "농번기에는 농기계 임대 수요가 많아 예약하기 힘들어 트랙터를 샀다"며 "특정 작물 재배에 필요한 기계는 임대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만큼 계속 빌려 쓰겠다"고 말했다.
안동 풍산읍 7만7천여㎡ 밭에서 마늘·고추·배추 농사를 하는 김국진(56)씨도 상당수 농기계를 빌린다.
퇴비나 비료를 뿌리거나 농약을 칠 때, 채소나 감자를 옮겨 심을 때도 빌린 기계를 이용한다.
경북 도내 시·군이 농민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는 농기계 임대가 인기를 끌며 효자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계 구매 비용이 들지 않아 돈을 아낄 수 있는 데다 사용하지 않을 때 보관·관리해야 하는 불편도 덜 수 있어 임대 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다.
18일 안동시에 따르면 농업기술센터가 2011년 농기계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보유한 기계는 농업용 트랙터, 동력 제초기, 휴대용 전동가위, 땅속작물수확기 등 49가지나 된다.
또 2017년 초부터 운영을 시작한 농기계임대 서부분소는 28종류 117대, 지난해 11월 문을 연 북부분소는 31종류 119대를 보유하고 있다.
농민은 기계에 따라 하루 최고 10만원 가량 임대료를 내면 최대 3일까지 연속해 사용할 수 있다.
또 농기계임대사업소에는 전문운영인력이 있어 고장 등에 바로 대처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싼 농기계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자 안동시농업기술센터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천400명 안팎 농민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용 실적도 크게 늘어 지난해 2천992명이 기계를 빌렸다. 이들이 낸 임대료만 1억4천400여만원이다.
의성군도 3개 임대사업소에서 69종 546대 농기계를 갖추고 있다. 임대 실적은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의성군은 파악했다.
예천군도 2013년부터 퇴비살포기 등 401대를 사들여 임대하고 있다.
군이 이 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수확 철까지 5년 동안 농기계를 임대한 누적 농가는 1만4천200여 가구에 이른다.
안동시의회는 최근 열린 제195회 임시회에서 '안동시 농기계임대사업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일부 개정했다.
이 조례는 임대료를 파종기 등 구매가격 100만원 미만은 하루 1만원에서 5천원, 트랙터 등 구매가격 1천500만∼2천만원 장비는 7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영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추가 비용을 농민이 부담하면 원하는 곳으로 농기계를 가져다준 뒤 사용이 끝나면 회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지난해부터 농기계 조작이 어려운 노약자나 장애인 농민을 위해 영농대행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면허가 없어 굴착기 등을 임대하지 못하는 농민을 위해 올 초에는 350명을 상대로 면허 교육도 했다.
의성군은 농번기 농가 편의를 위해 예약한 전날 오후 4시에 농기계를 출고해 농민이 늦은 오후나 다음날 새벽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임대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농업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농 기계화가 꼭 필요한 만큼 임대 수요는 계속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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