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 공모했다가 전략공천으로 선회…"당이 지역에 혼란만 준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선거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하자 해당 지역구에서 이에 반발해 경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는 사실상 박혜자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을 신청한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7일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선거구 경우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 후보 공천을 전략공천위원회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는 박혜자 전 의원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이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당 지도부는 사실상 박 전 의원을 염두에 두고 여성 인사를 추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해 송 이사장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송 이사장은 "광주는 전략공천에 대한 거부감이 엄청나고 과거 후유증도 겪었는데 당이 왜 이런 결정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민과 당원의 선택권을 박탈한 오만한 결정이 될 수 있다"며 "최고위에서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구갑 민주당 지역구에서는 "당의 입장이 오락가락하면서 혼란만 주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구갑 재선거의 경우 민주당 안에서는 경선 초반 단수공천이나 전략공천 얘기가 나왔으나 당이 지난 11∼12일 신청자를 공모하면서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한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공관위가 서구갑 선거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었다.
송갑석 후보 지지층에서는 전략공천 움직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물론 일반 당원들도 당의 행보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서구갑 소속 한 민주당원은 "아무리 재선거라지만 당이 왜 이렇게 왔다 갔다는 하는 식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에 대한 반감은 물론 선거와 정치 자체에 대한 혐오감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혜자 후보 지지층도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박혜자 의원 측 관계자는 "당이 누구를 전략공천하려는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서구갑에 전략공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차라리 단수 추천이 더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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