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영역, 중미 무역갈등 주무대 될 듯 …미국 공격 더 확대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 상무부가 북한, 이란과 거래한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조치한 데 대해 중국 주요 관영 매체들이 미국의 최종 목표는 중국의 굴기(堀起)를 저지하는 것이라며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8일 미국의 ZTE 제재를 비판하는 논평 등을 통해 "중국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의연하게 칼을 뽑아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의구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올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에는 중국을 '수정주의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국제면 대부분을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독일과 남미 등 세계 경제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이와 반대로 중국은 '믿을 만한 무역 동반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뤄전싱(羅振興)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연구원은 인민일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중미관계에서 평형수 역할을 했던 무역은 이제 역할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무역은 갈수록 중미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미국이 ZTE를 제재한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진짜 목표는 첨단기술 발전을 핵심으로 한 중국 제조업 발전 계획인 '중국제조 2025'라고 분석했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제조대국을 넘어서 '제조강국'을 목표로 첨단분야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한 미국의 대(對)중 고율 관세 부과 품목에는 반도체, 발광 다이오드 등 중국제조 2025 관련 상품이 대부분 포함됐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조치는 중미 간 무역갈등을 한층 더 심화시켰다"면서 "앞으로 첨단기술 영역이 무역갈등의 주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이미 중국 굴기를 어떻게 저지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미국은 줄곧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제한을 히든 카드로 써왔고, 이번 조치 이후 이러한 히든 카드의 사용 범위를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ZTE 제재는 미국의 공급망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세계 공급체인이 정치적인 요인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반드시 더 안 좋은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더는 미국이 대중 수출을 조이고 늘리면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에 혼란을 야기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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