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 다이아몬드로 '사라진 원시행성'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수성이나 화성 정도 크기의 '원시행성'(proto-planet)이 초기 태양계에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8년 지구 대기권을 뚫고 들어와 폭발한 운석 조각들에서 나온 다이아몬드를 분석한 결과다.
이 다이아몬드는 지구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운석 조각들은 '알마하타 시타'(Almahata Sitta) 컬렉션으로 분류돼 있다.
알마하타 시타라는 이름의 운석은 '유레일라이트'(ureilite)라는 흔치 않은 화합물 등을 갖췄다.
여기에는 매우 작은 크기의 다이아몬드 군(群)이 내포돼 있다.
이 원시행성은 수십억 년 전 생성됐다가 충돌로 부서진 뒤 모습을 감췄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이런 특별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낼 정도의 압력은 화성이나 수성 정도 크기의 행성 내부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20기가파스칼(GPa) 정도의 압력에서나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충돌로는 그 정도 압력이 생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UPI 통신과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수단 북부의 누비아 사막에서 발견된 3.9m 크기의 운석 사이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내 고해상도 현미경으로 화합물 분석에 나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
분석에서는 크롬철광, 인산염, 철-니켈 황화물 흔적이 발견됐다.
외계에 존재하는 다이아몬드를 증명하는 첫 발견이라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이는 이미 사라진 커다란 행성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며 "현재의 태양계는 원시행성들의 잔재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몇몇 연구팀은 지난 수십 년간 알마하타 시타 컬렉션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아직도 운석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실히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을 이끈 파랑 나비에이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초기 태양계의 속성을 설명해 줄 더 많은 유레일라이트가 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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