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을 사람이 아닌 '황제나 신'처럼 여기는 중국인들

입력 2018-04-18 16:34  

마오쩌둥을 사람이 아닌 '황제나 신'처럼 여기는 중국인들
NYT, 마오 러브스토리 방영에 대한 중국인 반응 소개
마오 부인 양카이후이 애정편지 CCTV 뉴스쇼에 방영되자 논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수많은 중국인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을 애정의 대상이 아니라 '반황제(半皇帝)나 '반신'(半神)으로 숭배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중국 중앙(CC) TV의 뉴스쇼 '중국신(中國信·Trust in China)'에 방영된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양카이후이(楊開慧)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양카이후이(1901∼1930년)는 마오쩌둥의 두 번째 부인이자, 마오쩌둥이 자유연예로 선택했던 배우자였다.
양카이후이는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혁명 동지였으나 스물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마오쩌둥은 양카이후이와의 사이에서 안잉(岸英), 안칭(岸靑), 안룽(岸龍) 3형제를 낳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CCTV는 최근 뉴스쇼 '중국신'을 통해 양카이후이가 1929년 마오쩌둥에게 보낸 애정 편지를 소개했다.
양카이후이의 편지에는 자신은 마오쩌둥의 눈과 볼, 그리고 입술에 수백 번 키스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편지에는 당분간 편지를 쓰지 못하게 돼서 미칠 것 같다거나 "당신의 나의 것"이라는 등 솔직한 표현이 묘사돼 있다.
중국 관영 TV가 중국인들로부터 '반황제'나 '반신'으로 숭배받는 마오쩌둥의 러브스토리를 노골적으로 소개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마오쩌둥은 사망한 지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수많은 중국인이 가정에 초상화를 걸어두는 등 숭배하고 있다.
동시에 상당 수의 중국인들은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마오쩌둥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증오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신'은 중국 공산당이 창당된 1921년 이후 활약한 중국의 국가적 인물 100여 명과 관련한 편지를 읽어주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오쩌둥과 양카이후이의 러브스토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에서 17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양카이후이의 편지는 중국의 여배우 한쉐(韓雪)가 낭송했다. 한쉐는 양카이후이의 편지를 낭송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부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쉐는 "나는 당신의 눈, 볼, 입술, 이마, 머리에 수백 번 키스를 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바로 나이며, 나의 것입니다"라며 양카이후이가 마오쩌둥에게 보낸 편지를 눈물을 흘리면서 낭송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네티즌 '윈페이양2046'은 "프로그램은 순교자들(중국의 영웅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존엄감을 보호하는 대신 가십거리를 제공하려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중국신'이라는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시각도 있다.
중국 런민대학 장딩 교수는 "인간은 복잡한 존재다. 영웅적인 측면도 있고 평범한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에 대한 논의를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 2015년에는 중국의 유명한 방송인 비푸젠(畢福劍)이 마오쩌둥을 풍자했다가 CCTV의 인기 예능프로 '성광대도(星光大道)' MC 직에서 하차한 바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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