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개혁 1년 5개월만에 재발…GDP 대비 현금 비율 회복 안돼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지난 2016년 11월 갑작스러운 화폐 개혁으로 시중 은행에 현금이 사라져 곤란을 겪은 지 1년 5개월만에 또다시 현금 부족사태가 벌어졌다.
18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텔랑가나 주, 카르나타카 주와 동부 비하르 주, 중부 마디아프라데시 주 등 여러 지역에서 지난 며칠간 은행에 현금이 부족해 주민들이 예금을 제대로 인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현금 인출이 가능한 몇몇 현금인출기(ATM) 앞에는 돈을 뽑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텔랑가나 주에서는 8천500개 ATM 가운데 48%가 현금 부족으로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자얀드 말라이야 주 재무장관은 주민들에게 현금 인출을 줄이고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계절적으로 농가에서 현금이 많이 필요한 때라서는 해석에서부터 다음달 치러지는 카르나타카 주 주의회 선거를 위해 정당들이 현금을 다량 인출했기 때문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아룬 제틀리 인도 연방 재무장관은 시중에 현금은 충분하며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과도한 현금 수요가 발생했을 뿐이라며 이른 시일에 해결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중 현금 비율이 2016년 화폐 개혁 이전에는 12%였다가 현재는 10.9%로 아직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종전 500루피(8천120원)와 1천 루피였던 고액지폐가 화폐개혁 이후 500루피와 2천루피로 바뀌면서 2천루피 고액권은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집안에 묵혀두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정부는 화폐 개혁 이후 신용카드나 전자지갑 서비스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등 현금 거래를 디지털 거래로 유도하려고 애썼지만, 이는 농촌지역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총재는 이번 사태는 모디 총리가 지난 화폐개혁을 통해 은행 시스템을 망가뜨린 결과라고 비판했다.
모디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지역정당 출신 마마타 바네르지 웨스트벵골 주 총리도 "국가적으로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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